‘어른을 위한 젖’ 맥주, 그 쌉싸래한 즐거움

‘어른을 위한 젖’ 맥주, 그 쌉싸래한 즐거움

 

BC 4000년경 메소포타미아 수메르 민족이 최초로 양조

 

11세기 이후 맥주에 홉 사용
물, 보리, 홉, 효모…4대 원료

 

 

1. 맥주의 개요
1.1 맥주의 역사


‘액체 빵’, ‘어른을 위한 젖’이라고 불리는 맥주는 기원전 4000년경 메소포타미아 지방의 수메르 민족에 의해 최초로 양조됐던 것으로 유추하고 있다. 이에 대한 역사적 근거는 1953년 메소포타미아에서 발견된 한 비문(碑文)의 문자를 해석한 결과에서 찾을 수 있다. 거기엔 기원전 4000년경 고대 바빌로니아에선 빵을 구웠으며, 그 빵을 갈아서 물과 함께 맥주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들은 보리를 건조하고 분쇄해 빵을 구워낸 후, 그 빵에 물을 가하고 자연발효시키는 원시적인 방법으로 맥주를 만들어 마셨을 것이다.

수메르 민족에 의해 고안된 양조기술은 기원전 3000년경 이집트에 전파됐고, 고대 로마․그리스를 거쳐 기원전 1800년경에는 북유럽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특히, 기원전 2300년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집트의 한 벽화에는 맥주 제조과정이 10단계에 걸쳐 잘 묘사돼 있다. 또 기원전 1700년경 고대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에는 맥주에 관한 규정을 적시하고 있는데, 공식적인 문헌상으로 맥주의 역사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던 중세 수도원에는 맥주를 만드는 전담자가 있었으며, 맥주는 수도원의 주요한 재원이었다. 맥주 발효기법의 하나인 하면발효기법이 15세기 독일 바이에른의 베네딕트파 수도원에서 발명되는 등 수도원의 양조기술은 융성했다. 따라서 중세에는 수도원을 중심으로 우수한 품질의 맥주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맥주의 대중화는 홉(hop)을 사용하기 시작한 11세기 이후에 이뤄졌으며, 양조의 주체도 수도원에서 시민으로 이동했다. 1516년 독일에선 빌헬름 4세가 맥주의 품질향상을 꾀하기 위해 원료 등을 규제하는 법령을 제정․공포했는데, 이른바 ‘맥주순수령’이다. 그 내용은 맥주를 제조할 때에는 대맥, 홉, 물 등 이 3가지 원료 이외에는 사용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후 19세기 중엽 프랑스의 유명 화학자 파스퇴르가 ‘저온살균법’을 고안했다. 이 기법은 맥주에도 적용돼 장시간 변질되지 않는 맥주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졌고, 곧 유통의 혁명을 가져왔다. 또 암모니아 냉장고의 발명은 사계절 양조를 가능케 했을 뿐만 아니라 품질향상에도 기여했다.

오늘날 맥주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전 세계 주류시장에서 60%를 점유하고 있는 전 세계인의 대중주가 됐다.

영어 단어인 ‘비어(beer)’의 어원은 라틴어로 ‘마시다’는 뜻의 ‘비베레(bibere)’ 혹은 게르만족의 언어 중 ‘곡물’을 뜻하는 ‘베오레(bior)’에서 유래했는데, 이 가운데 후자가 정설로 알려져 있다.

 

1.2 맥주의 원료

맥주의 4대 원료는 물, 보리, 홉, 효모(yeast)이며, 부재료로 옥수수․쌀 등을 사용해 구수한 맛을 내기도 한다.

⑴ 보리

보리는 발아할 때 효소를 생성해 전분을 분해하고 당분을 만들어내는 원료다. 양조용 보리는 첫째, 껍질이 얇고 담황색의 윤기가 있어야 한다. 둘째, 알맹이는 고르고 95% 이상의 발아율이 있어야 한다. 셋째, 수분 함유량은 10% 내외로 잘 건조된 것이어야 한다. 넷째, 단백질이 적고 전분 함유량이 많아야 한다.

⑵ 물

물은 맥주의 원료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 맥주 원료의 90% 이상은 물이다. 맥주를 만드는 양조용수는 무색, 무미, 무취여야 하고, 세균 등에 오염되지 않아야 한다. 특히, 칼슘과 같은 양의 이온이 적당히 필요하다. 칼슘이온은 액화를 도와주고 효소활동을 촉진시키며, 발효 후에 효모의 침전에도 영향을 준다.

⑶ 홉

홉은 맥주 고유의 쌉싸래한 맛과 향 그리고 거품을 내는 원료다. 또 잡균의 번식을 막고 부패를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원래 홉은 맥주의 필수 원료는 아니었는데 16세기 이후부터 사용하면서 맥주를 세계적인 술로 만들었다.

⑷ 효모

효모는 당을 분해하고 알코올과 탄산가스로 변화시키며 향과 영양소를 생성하게 하는 미생물로, 맥주의 알코올 도수와 맛을 결정하는 필수요소다. 맥주의 효모는 발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표면에 떠오르는 상면발효 효모와 발효가 완결되면 밑바닥에 가라앉는 하면발효 효모 두 가지가 있다. 대부분의 맥주공장은 실험실에서 순수 배양한 효모를 사용한다.

 

1.3 맥주의 제조과정

맥주의 제조과정은 크게 맥아의 제조→당화→발효→저장→제품의 5단계 과정으로 돼 있다.

⑴ 맥아의 제조과정

맥아의 원료가 되는 두줄보리를 물에 넣어 수분을 공급한 다음 적당한 온도로 효소를 활성화시키고, 여러 성분들을 용해시키는 발아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색깔과 향미를 가하기 위해 건조시키고 단백질과 쓴맛이 많이 함유된 뿌리를 제거하면 맥아가 완성된다.

⑵ 당화과정

포도는 효모작용에 필요한 당분이 자체적으로 생성되기 때문에 알코올 생성을 위한 당화과정이 필요 없다. 그러나 곡류는 주성분이 전분이기 때문에 효모작용을 위해 녹말을 분해시키고 당분을 만드는 당화과정을 거쳐야 한다. 당화는 제조된 맥아와 부재료인 옥수수, 쌀 등을 섞고 끓이면 된다.

⑶ 발효과정

당화과정에서 얻은 맥즙을 여과하고 홉을 첨가한 다음 다시 끓이고 5℃로 냉각시킨다. 그 다음 효모를 넣고 발효탱크에 옮기면 발효(전발효)하는데, 이때 효모의 작용으로 당분이 알코올과 탄산가스로 분해된다.

⑷ 저장과정

발효된 맥즙을 0℃의 온도에 2개월 동안 저장하면 서서히 후발효가 진행되면서 숙성되고, 탄산가스도 맥주에 용해돼 맥주 특유의 맛과 향을 갖게 된다.

⑸ 제품과정

저장된 맥주를 여과하면 1차적으로 생맥주가 되고, 저온에서 살균해 병입하면 병맥주가 완성된다.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