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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주(松花酒)의 특징 및 술 빚는 요령

박록담의 복원전통주스토리텔링 114번 째 이야기

 

송화주(松花酒)의 특징 및 술 빚는 요령

 

 

민간에서 오리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 닭둥우리 속에 달걀과 함께 섞어 놓으면, 닭은 자기가 낳은 알인 줄로 알고 정성들여서 그 알도 부화시키게 된다.

비유가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술 빚는 법 가운데 ‘화향입주법(花香入酒法)’과 ‘주중지약법(酒中漬藥法)’을 보면, 남의 힘을 빌려 목적하는 바를 달성하는 “얌체 같다”는 생각과 함께 “술 빚는 방법도 참 쉽다.”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화향입주법’은 남의 힘을 빌려 오기는 했지만 주인(主人)행세는 하지 않는데, ‘주중지약법’은 남게 의탁해 있으면서 주인 행세를 하는 격이라서 더욱 그렇다.

 

‘주중지약법’은 발효가 끝난 술이나, 발효가 다 되어가는 술덧에 목적하는 약재나 가향재를 직접 쑤셔 박아 놓음으로써, 사용된 약재나 가향재의 직접적인 맛과 향을 부여받게 되므로, 본디 술이 갖고 있는 맛과 향 등 성격까지 바뀌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화향입주법’은 본디 술의 향기는 바뀌게 되지만, 맛이나 성격은 바뀌지를 않기 때문에 두 가지 방법은 같으면서도 성격적으로는 차이가 있다고 할 것이다.

‘주중지약법’으로 이루어지는 주품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음식 관련 고식문헌에 수록된 주품으로는, 여기서 다루고자 하는 ‘송화주(松花酒)’가 대표적이라고 할 것이다. ‘송화주(松花酒)’를 수록하고 있는 문헌으로, <農政會要>를 비롯하여 <林園十六志(高麗大本)>와 <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는 ‘주중지약법’의 ‘송화주(松花酒)’ 주방문을 볼 수 있고, <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는 ‘화향입주법’의 ‘송화주(松花酒)’ 주방문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한편, <禹飮諸方>과 <음식디미방>은 술을 빚을 때 송화를 직접 혼합하여 발효시키는 방법의 ‘송화주(松花酒)’를 수록하고 있어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또한 <우음제방>의 ‘송화주(松花酒)’는 단양주인데 반해 <음식디미방>의 ‘송화주(松花酒)’는 2양주라는 점과 송화를 두 차례 사용한다는 점에서도 차이를 나타낸다.

특히 시대가 앞선 <음식디미방>의 ‘송화주(松花酒)’ 주방문은 후기의 기록인 <林園十六志>에서 ‘송로양방(松露釀方)’이라고 하여 ‘송화주(松花酒)’와 차별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대신 ‘송로양방’에서 다루었음을 밝혀둔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송화’와 같이 향기와 삽미(澁味)가 강한 재료를 술에 넣고자 할 때 주의할 일은, 얻고자 하는 술을 단기간에 마실 것인지, 두고두고 마실 것인지를 판단하여 그 사용량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사용코자 하는 재료의 성분이나 맛, 색깔로 인하여 술맛이 근본적으로 바뀐다든가 변질되는 경향에 대비해야 하는데, 오랜 시간 숙성과정을 거쳐야 되거나, 오랫동안 보관해 두고 마실 경우에는 그 양을 줄여서 넣어야 한다. 시간이 오래 경과할수록 향이나 맛이 강하게 나타나는 특성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은, 송화주에서 ‘지약주중법’을 취하고 있는 주방문을 보면, 이들 주품이 한결같이 백주(白酒)의 술덧을 사용한다는 사실이다. 백주는 탁주를 얻기 위해서 빚은 술을 가리킨다. 백주가 아닌, “용수를 박아서 마실 수 있는 청주(淸酒)는 안 되느냐?” 하는 궁금증인 것이다. 아니, “청주는 안 되느냐?” 보다 “왜 백주를 사용하는 것으로 주방문이 이루어졌을까?”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백주를 사용할 것인가 청주를 사용할 것인가 하는 결정은 사용할 재료에 달려있다. ‘화향입주법’의 주배이용법(지약주중법)을 공부했으면 알겠지만, 화향입주법에서는 용수를 박아두었다가, 맑게 가라앉기를 기다려 청주로 떠서 마시면 된다. 하지만 ‘송화주’는 백주인 탁주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송화가 천성적으로 갖고 있는 탄닌 때문이다. 송화의 화분을 비롯하여, 꽃자루 속에 함유되어 있는 탄닌성분이 삽미를 주기도 하거니와, 시간이 오래될수록 공기와 접촉하게 되면 술 색깔이 산화하여 검붉은 빛을 띄게 되고, 삽미는 점점 강해져서 술맛을 그르치게 된다는 사실이다. 송화가 귀한 재료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 선천적인 성질 때문에 ‘백주’로 마실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松花酒 <農政會要>

주 원료:송화 썬 것 1되, 발효 중인 백주(탁주)

술 빚는 법:①3월경에 쥐꼬리와 같은 송화를 따다 잘게 썰어서 1되를 준비한다.②잘게 썬 송화를 비단주머니에 담고 끈으로 묶어 놓는다.③백주가 다 익어갈 무렵 술항아리 중앙 부분을 우물 정(井) 형태로 파고, 그 속에 송화주머니를 쑤셔 박아 3일간 담가 놓는다.

④3일 후에 송화주머니를 건져내고, 술을 떠서 마시면 그 맛이 맑고 향기로우며 감미롭다.

 

송화주법 <禹飮諸方> <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

주 원료:흰 찹쌀 1말, 송홧가루 1홉, 누룩가루 7홉, 끓여 식힌 물 8되

술 빚는 법:①희게 찧은(도정을 많이 한) 찹쌀 1말을 백세 하여 (물에 담가 불렸다가, 다시 씻어 헹궈서 물기를 뺀 후,) 시루에 안쳐 고두밥을 짓는다. ②물 8되를 팔팔 끓여 얼음같이 차게 식힌다.③고두밥은 물을 뿌리지 말고 익게 쪄서, 퍼내고 고루 펼쳐서 차디차게 식기를 기다린다.④고두밥에 끓여 식힌 물 8되와 송홧가루 1홉, 누룩가루 7홉을 한데 섞고, 힘껏 고루 버무려 술밑을 빚는다.⑤술독에 술밑을 담아 안치고, 예의 방법대로 하여 20일간 발효시킨다.

 

松花酒方 <林園十六志(高麗大本)>

주 원료:송화 1되, 숙성중인 백주 술덧, 생명주주머니 1장

술 빚는 법:①3월에 쥐꼬리만 한 송순에 피어 있는, 터지기 직전의 송화를 채취하여 물에 깨끗하게 씻어서 이물질과 먼지를 제거한 후, 물기를 빼서 말려 놓는다.②장만한 송화 1되를 생명주 주머니에 가득 담아 놓는다.③숙성된 백주(白酒) 술덧의 한가운데를 우물정(井) 형태로 파내고 송화주머니를 쑤셔 박아 놓는다.④송화주머니를 박아 놓은 지 3일 후에 송화주머니를 건져내고 술을 채주하여 마신다.

* 방문 말미에 “그 맛이 청쾌하고 향기로우며 달고 아름답다.”고 하였다. <준팔생전>을 인용하였다.

 

松花酒 <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

주 원료:송화 1되, 깁전대 1장, 방효된 술

술 빚는 법:①3~4월에 송화가 반쯤 피 때, 줄기째 채취하여 먼지나 이물질을 털어내고, 잘게 썰어 1되를 장만한다. ②송화를 깁전대(매우 고운 망사처럼 된 천으로 만든 자루)에 담아서 이미 빚어 둔 술이 익을 때, 술 한가운데 매달고 담가둔다.③송화를 담근 지 3일 만에 꺼내고, 술을 걸러서 마시면 맛이 달고 향기롭고 맑고 좋다.

 

又 松花酒 <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

주 원료:송화 1되, 깁전대 1장, 발효된 술

술 빚는 법:①3월에 송화가 쥐꼬리만큼 자랐을 때, 줄기째 채취하여 먼지나 이물질을 털어내고, 잘게 썰어 1되를 장만한다.②송화를 깁전대(매우 고운 망사처럼 된 천으로 만든 자루)에 담아서 주둥이를 단단히 묶는다.③이미 빚어 둔 흔술(白酒)이 익을 때, 술 한가운데를 헤치고 쑤셔 넣어 둔다.④송화를 담근 지 3일 만에 꺼내고, 술을 걸러서 마시면 맛이 맑고 향기롭고 달고 좋다.

 

박록담은

* 현재 : 시인, 사)한국전통주연구소장, 숙명여대 전통문화예술대학원 객원교수, 중요무형문화재 인증심의위원, 한국문인협회원, 우리술교육기관협의회장 활동 중이며, 국내의 가양주 조사발굴활동과 850여종의 전통주 복원작업을 마쳤으며, 국내 최초의 전통주교육기관인 ‘박록담의 전통주교실’을 개설, 후진양성과 가양주문화가꾸기운동을 전개하여 전통주 대중화를 주도해왔다.

* 전통주 관련 저서 : <韓國의 傳統民俗酒>, <名家名酒>, <우리의 부엌살림(공저)>, <우리 술 빚는 법>, <우리 술 103가지(공저)>, <다시 쓰는 酒方文>, <釀酒集(공저)>, <전통주비법 211가지>, <버선발로 디딘 누룩(공저)>, <꽃으로 빚는 가향주 101가지(공저)>, <전통주>, <문배주>, <면천두견주>, 영문판 <Sul> 등이 있으며,

* 시집 : <겸손한 사랑 그대 항시 나를 앞지르고>, <그대 속의 확실한 나>, <사는 동안이 사랑이고만 싶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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