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양조 창업보육센터가 있다면

양조장 창업 및 취업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대형

이대형 연구원의 우리 술 바로보기(187)

 

우리에게 양조 창업보육센터가 있다면

 

 

이대형

22년 국세통계연보의 지역특산주 양조장 제조면허를 살펴보면 21년 대비 165개가 증가하였다. 18년부터 매년 약 100개 정도의 제조면허수가 증가를 하고 있다. 물론 면허수와 양조장의 수를 동일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시장 상황을 보면 신규 양조장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양조장 수 증가에는 젊은 양조인 창업이 한몫을 하고 있다. 지역특산주를 중심으로 한 젊은 양조인의 창업 증가세는 무서울 정도이다. 양조업계에서는 1주일에 1개씩 새로운 양조장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이다. 유명 전통주 교육기관들은 1년 정도의 수업 대기가 있을 정도로 양조장 창업에 관심이 많다. 또한, 양조장 대표들에게 창업을 준비하는 젊은 양조인들의 문의 전화가 꾸준히 오고 있으며 양조장을 직접 방문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전국의 전통주 교육기관 @더술닷컴

 

현재 증가하는 양조장 창업에는 장단점이 있다. 전통주 시장의 성장 속도가 양조장 증가 속도를 못 미치고 있기에 양조장끼리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으며, 업체별 수익도 감소하고 있다. 반면 새로운 청년들이 들어오면서 과거의 양조기법에 새로운 외국 양조기법이나 새로운 제품 아이디어 그리고 시대의 흐름에 맞춘 마케팅 등을 통해 전통주를 젊은 층들이 소비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양조장의 창업만큼이나 폐업을 하는 양조장들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물론 모든 양조장들이 성공이라는 목표에 도달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양조장들이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좋은 술을 만들고 오랫동안 양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할 필요는 있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 양조 교육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지금도 다양한 교육기관에서 전통주를 교육하고 있고 많은 양조장 창업자들이 교육을 받고 양조장을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양조 교육이라는 것이 발효 위주의 교육 내용과 협소한 공간 문제로 인해 실무를 바탕으로 하는 교육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러기에 양조장 창업에 도움을 주거나 실무 교육이 가능한 창업보육센터 또는 직업전문학교가 필요하다. 다른 산업 분야도 창업을 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들이 있지만 이중에서 창업 노하우나 서류준비 등의 교육이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대표적으로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창업보육센터 지원 사업이다. (예비)창업기업에 사무 공간 제공 및 각종 경영․기술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러한 창업보육센터를 전국 대학교 또는 연구소, 지자체 등 분야별로 지원이 가능한 곳들을 선정하고 필요한 지식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방문해서 창업 관련 정보나 지원을 받는 사업이다.

전통주 역시 이러한 창업보육센터가 필요한 시기이다. 양조장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이 기관 또는 학교를 방문해서 양조장 창업에 대한 체계적인 설명을 듣고 행정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양조 방법 등에 대한 컨설팅 지원을 해주는 것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보육센터 현황 @중소벤처24

직업전문학교라는 것도 있다. 근로자에게 직업에 필요한 직무수행능력을 습득·향상시키기 위하여 실시하는 훈련을 하는 곳이다. 이것 역시 분야별로 직업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분야에 맞는 훈련을 통해 취업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곳들이다. 양조 직업전문학교를 통해 양조에 관심 있는 사람들 중에 실무를 습득해서 바로 양조장에서 근무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기존의 교육기관들과 연계해서 실무 경험을 배울 수 있는 추가 교육을 한 후 양조장 취업을 연계해 주는 것이다.

 

아직까지 전통주 분야의 창업은 도움 받을 수 있은 곳들이 많지 않다. 그 동안 양조장 창업을 한 분들은 직접 몸으로 부딪치면서 실무를 배웠다. 창업이라는 어려운 관문을 지나면서 많이들 지치다보니 실제 좋은 술을 만드는 곳에 시간을 투자 하지 못하는 경우들을 종종 봐왔다.

지금부터라도 양조장 창업을 체계적으로 알려주고 현장 실무 인력을 키워야 한다. 양조장의 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 만큼 전통주 시장에 대한 성장 가능성을 보고 들어오는 것이다. 전통주 시장도 하나의 산업 분야로 본다면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지원책들도 만들어 져야 한다. 실무를 배우고 창업을 도울 수 있는 기관이 있다면 그 만큼 전통주에 대한 산업적 발전 가능성은 증가할 것이다. 모든 산업 발전에는 기초가 튼튼해야 성장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기초를 단단하게 하기 위해 전통주 교육기관과 함께 양조 창업교육센터 또는 양조 직업전문학교가 설립되었으면 하다.

양조장 창업 및 취업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대형

 

이대형:경기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한국술 연구를 하는 연구원

농산물 소비와 한국술 발전을 위한 연구를 하는 농업 연구사. 전통주 연구로 2015년 과학기술 진흥유공자 대통령 상 및 2016년 행정자치부 전통주의 달인 등을 수상 했다. 개발한 술들이 대통령상(산양삼 막걸리), 우리 술 품평회 대상 (허니와인, 산양삼 약주) 등을 수상했으며 다양한 매체에 한국술 발전을 위한 칼럼을 쓰고 있다. 개인 홈페이지로

www.koreasool.net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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