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기 박사, 세계 최초로 梅實酒 개발에 성공…‘섬진강 바람’

제이엘의 신설법인 ‘섬진강의 봄’ 李鍾玘 대표

 

이종기 박사, 세계 최초로 梅實酒 개발에 성공…‘섬진강 바람’

품질 좋은 광양산 매실즙과 매실청으로 술을 빚어 증류한 술

 

매실

대한민국 대표 위스키 마스터 블렌더 이종기(李鍾玘, 섬진강의 봄 대표, 70) 명인이 이번에 세계최초로 매실주 개발에 성공하여 주류업계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동안 매실주는 청매(靑梅)나 황매(黃梅)를 소주 등에 담가 침출하는 방식으로 매실주를 담가왔으나 이 대표는 침출식이 아닌 황매의 즙과 매실청으로 술을 담가 이를 발효시킨 후 증류하는 방식으로 매실주를 개발해 낸 것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매실주를 생산한 것은 세계 최초다.

이 대표는 1982년 두산 씨그램 위스키 원액 생산을 시작으로 84년 위스키 Passport 생산과 Seagram Gin 개발, 1995년 위스키 Windsor 개발, 2009년 위스키 Golden Blue 개발 등 50여 가지의 위스키를 개발하여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위스키 개발의 선구자다.

이번 개발에 성공한 매실주는 이 대표의 51번 째 작품이 된다.

이 대표는 1993년부터 2006년 디아지오코리아의 부사장직을 그만둘 때까지 포도, 배, 사과 같은 과일로 시작해 쌀, 보리, 고구마, 감자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농작물을 연구하며 우리 술에 대한 연구를 해온 인물이다,

이 대표는 2006년 회사를 그만두고 문경에 오미나라(회사명 제이엘)를 설립하고 오미자 로제와인 개발을 시작했지만 오미자로 와인을 만든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했다.

5년여 간의 피나는 연구와 노력 끝에 2010년 말 오미자 와인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를 갖게 되었고, 2011년에 3년 숙성한 로제 스파클링 와인 ‘오미로제’를 탄생시켰다.

이번에도 2년여 동안 개발에 몰두하여 개발해낸 매실주는 매실농가의 소득과 관광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6차 산업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가 된다.

농업회사법인 (주) 섬진강의 봄
오규식 부사장(좌) 이종기 대표(중) 이중제 연구소장(우)

이종기 대표를 만나러 광양으로 떠난 날은 하루 종일 봄비가 새색시처럼 내렸다. 동토(凍土)를 해토(解土) 시켜주는 봄비는 반가운 비다. 봄비 내리는 2월의 마지막 날 섬진강 끝자락 망덕포구 부근에는 하얀 매화가 이방인을 반겨준다.

서울은 영하 6도까지 떨어지는 꽃샘추위가 기성을 부리고 있는데 매화꽃이라니 대한민국은 결코 좁은 땅은 아닌 모양이다. 포구가 그렇듯 강인지 바다인지 경계가 애매하지만 이런 곳엔 의례 먹거리가 풍부해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 맛집들이 많다. 망덕포구도 그렇다. 복 새끼처럼 생긴 졸복으로 끓인 매운탕과 튀김이 천리길의 피곤을 풀기에 안성맞춤이다. 망덕포구가 새로운 추억을 쌓게 한다.

망덕포구에서 가까운 거리에 문경 (주)제이엘 이종기 대표가 새로 세운 와이너리 ‘섬진강의 봄’이 자리 잡고 있다. 2년여 걸쳐 개발한 술, ‘섬진강 바람’이 2월 29일에 처음으로 생산된다는 소식이 꽃바람을 타고 전해 왔다. ‘섬진강 바람’은 어떤 술일까?

문경에서 오미자로 로제와인을 만들어 빅히트를 친 이 대표가 머~얼리 떨어진 광양까지 내려와 양조장을 차린 이유도 궁금하고 ‘섬진강의 봄’도 궁금하여 좀이 쑤신다. 불원천리 마다하고 길을 떠난 이유다. 더욱이 매실주 개발은 세계 최초라고 하지 않은가.

국내 양조학의 대가인 이종기 박사가 3년여의 개발로 세계 최초의 매실주 개발에 성공했다. 침출주가 아닌 발효와 증류과정을 거친 매실주인 ‘섬진강 바람’은 그의 51번 째 작품이기도 하다.

섬진강 바람은 느낌이 좋다

찾아간 양조장에서는 신제품 ‘섬진강 바람’을 생산하는데 전 직원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3월 8일부터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에서 제23회 광양매화축제가 열리는데 축제에 맞춰 ‘섬진강 바람’을 런칭하기 위해서 란다. 줄 잡아 만병은 생산해야 하는데 알바생까지 총동원해도 생산이 빠듯할 것 같다고 했다.

이종기 대표는 “이 번에 개발한 ‘섬진강 바람’은 느낌이 좋다.”고 했다.

이 대표의 이 말을 드는 순간 10여 년 전 개그 우먼 김지민이 유행시킨 “이건 제가 할께요, 느낌 아니까~”가 떠오른다.

느낌은 오랜 경륜을 쌓은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본능적 감각이다. 수십 년간 술을 개발하고 판매한 경험이 축적된 이종기 대표가 느낌이 좋다는 ‘섬진강 바람’은 과연 어떤 술일까.

광양의 특산물 하면 전어, 매실, 불고기, 고로쇠 수액 등이 유명하다. 특히 광양에서 생산되는 매실은 전국적으로 최고의 상품이라 명성을 얻고 있으며 생산량에서도 전국의 23%에 이르고 있다.

매실은 건강 유지를 위한 필수성분인 천연 구연산과 칼슘 등 11가지 성분이 함유되어 인체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된 과실수다.

이종기 대표가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 상압식 증류기. 술맛은 증류기에서 나온다. 이 대표가 증류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모든 과실수가 수확시기에 맞춰서 판매량도 따라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판매시기를 놓치면 값어치를 잃게 된다.

그 동안 매실은 장아찌(우메보시)나 매실청, 도수 높은 소주로 담그는 침출주 정도가 일반적인 소비행태였다. 그러다 보니 생산량을 전부 소비하는데 한계를 느낀 광양시가 오미자로 와인을 만들어 성공한 이종기 대표를 찾아 협조를 요청하기에 이른다.

정인화 광양시장, ㈜더한주류 한정희 대표, ㈜섬진강의봄 오규식 부사장, 광양동부농협 문정태 조합장, 광양다압농협 김종연 조합장이 참석한 가운데 68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광양시로부터 행정적 지원과 원료 확보 지원 받아

이 대표는 “3년 전 쯤 광양시에서 매실로 와인을 만들어 매실 소비를 촉진할 수 없겠느냐며 찾아 왔었다.”고 했다.

사실 그전에는 광양의 매실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었던 이 대표는 과실 농가에도 도움이 되고 새로운 술을 개발해 보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막상 매실주(와인)를 개발하려고 자료를 찾아보니 침출주(浸出酒) 외에는 이렇다 할 자료가 없었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하기야 이번에 개발한 매실주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술이니 그럴 수밖에 없지 않았을 것이다.

와이너리 전경

이 대표는 그동안 50여 가지의 술을 개발하는 동안 쌓은 노하우를 활용하여 매실주 개발에 매달렸다.

매화나무의 열매인 매실은 중국이 원산지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삼국시대부터 널리 재배해 지금까지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고 있다.

수확 시기에 따라 익기 전에 미리 따는 청매와 익은 후에 따는 황매로 나뉘고, 가공 방법에 따라 오매, 금매, 백매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청매는 5월말이나 6월 초가 되면 시장에 선을 보이지만 청매가 익어서 황매가 되면 자연적으로 떨어져 자칫 상품가치를 잃을 수 있어 시중에는 황매를 보기 힘들다. 일본에서는 청매가 익을 때쯤이면 매화나무 아래에 그물을 설치하여 자연적으로 떨어지는 황매를 수확한다.

이종기 대표는 황매에 대해 주목했다. 그러나 매실은 당분이 적어 매실로만 술이 되지 않아 당분을 보충하는 방법으로 매실청을 사용했다고 한다.

증류한 매실주는 3개월 정도 숙성기간을 걸쳐 출하한다. 숙성은 항아리와 오크통으로 나누어 숙성시킨다.

이번에 출시하게 된 섬진강 바람은 황매실과 배, 유자, 홍차로 믹싱된 즙과 매실청을 혼합하여 약 2개월 정도 발효시켜 증류한 술이다.

와이너리 설립이 어느 정도 정리될 무렵인 2023년 11월 20일 광양시(시장 정인화)와 광양동부산업협동조합(조합장 문정태)과 투자협약서를 체결했다.

투자협약서로 광양시로부터 행정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었고, 매실과 돌배를 안정적으로 공급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광양시가 매실로 술을 만들려고 했던 것은 지역 대표 특산물인 매실의 6차 산업을 통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서다. 투자협약으로 광양시에서도 적극적으로 이 대표에게 협조했다.

3월 8일부터 열린 제23회 광양매화축제장에서 ‘섬진강 바람’을 런칭하자 지역민들뿐만아니라 참관객들로부터 엄지척을 받았다.

섬진강 바람을 증류한 증류기는 이 대표가 직접 설계한 상압식 증류기

​이종기 대표가 이끌고 있는 ㈜섬진강의 봄은 경북 문경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농업회사법인 제이엘㈜의 신설법인이다.

​이종기 대표는 회사를 설립하는 한편 술도 만들다 보니 와인은 2년 후쯤 생산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 때쯤이면 매실와인과 매실스파클링도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향후 매출 증가에 따라 공장 증설 이전과 와이너리 박물관도 건립할 계획이다.

매실 재배농가와 계약재배(1차 산업), 매실주 생산(2차 산업), 와이너리 투어 및 매실주 만들기 체험(3차 산업)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6차 융복합산업의 성공 모델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양시는 우리 농산물의 가치를 높이고 좋은 술을 만든다는 설립이념으로 광양에 세계 유일한 전통적인 제조방법으로 매실 스파클링와인을 생산하는 제조공장이 들어서면 광양의 새로운 관광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생산을 시작한 섬진강 바람은 40%와 24%짜리 두 종류고 이를 오크통에 숙성시킨 것과 항아리에 숙성시킨 것으로 구분한다. 24% 술은 수출을 목적으로 개발한 술이라고 했다.

오크통에 숙성시킨 바람은 부드러운 오크 향을 느낄수 있어 하이볼 베이스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짙은 황금색을 띤 40도짜리 바람은 은은한 매화향과 구수한 바닐라 향, 새콤한 유자향이 올라온다. 무게감 있는 스모키한 맛과 잘 어울리는 육류의 구이, 찜 요리와 생선, 조개구이 등에 잘 어울리는 술이다.

항아리에 숙성시킨 화이트는 담백하고 깔끔하지만 매실향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스트레이트로 음미하기에 좋은 술이다. 특히 감미와 산미가 입안을 개운하게 하고 묵직한 맛이 조화롭고 깔끔한 여운을 남긴다.

섬진강의 봄이 첫 출시한 ‘섬진강 바람’ 40도와 24도짜리가 있다.

화이트는 생선회와 탕 등의 바닷가 요리에 잘 어울려 이곳 광양을 포함한 남도 사람들이 많이 마실 것 같다.

섬진강 바람을 증류한 증류기는 이종기 대표가 직접 설계해서 제작한 상압식 증류기라고 했다. 이 대표는 “감압식은 향을 뽑아내는데 주안점을 둔 증류기라면 우리가 제작한 증류기는 최대한 향을 넣어주는 방식으로 증류한 술에서 여러 가지 향이 올라오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요즘 젊은 세대가 즐겨 마시는 술이 하이볼인데 섬진강 바람으로 하이볼을 만드는 레시피는 ①섬진강 바람 40%, 오크 30㎖②황매실시럽 20~30㎖③레몬 탄산수 150㎖④레몬즙(or 유자즙)⑤각얼음 2-3조각⑥가니쉬 레몬슬라이스 1조각이다. 매화꽃을 구할 수 있다면 매화 2~3송이를 올리면 금상첨화 일 듯.

작업자들이 섬진강 바람을 생산하는데 바쁘다.

매화축제장에서 섬진강바람 오크40도를 베이스로 만든 하이볼을 마셔본 MZ세대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그동안 오크향 강한 중저가 수입위스키를 베이스로 쓴 하이볼과는 차원이 다른 하이볼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었다. 은은한 오크향과 매실향이 어우러지고 목넘김이 부드러우며, 뒤에 슬쩍 올라오는 술기운이 없다면 술이 아닌줄 알겠다고 한다. 바람이라는 이름처럼 하이볼 시장에서 바람을 일으킬 수 있겠다는 느낌이다.

 

취재길에 동행한 박영덕 편집위원이 이종기 대표로부터 매실주 생산에 대한이야기를 듣고 있다.

매실주도 국빈 만찬 주에 올릴수 있도록 힘쓴다

이 지역이 고향인 ㈜섬진강의봄 오규식 부사장은 “매실의 미래는 가공 산업에 달려있고, 더 나아가 문화와 결부돼야 하므로 앞으로 세계 최초 스파클링 와인 생산에 이어 와이너리 건립과 술문화박물관 이전도 검토하겠다”며 “모 회사인 오미나라 제품이 한미정상회담 만찬주로 선정된 것처럼 ‘섬진강의 봄’에서 생산한 매실주류가 반드시 국빈 만찬주로 올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 부사장은 ㈜섬진강의 봄에서 생산하는 매실주류는 향후 면세점과 백화점 및 호텔(롯데, 신라), 홈플러스, 국군복지단, 인터넷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해외수출에도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실은 신맛이 강하지만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으로, 매실을 꾸준히 먹으면 체질이 산성으로 기우는 것을 막아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류와 인스턴트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서 체질이 심하게 산성화되어 두통, 현기증, 피로감, 초조감이나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에게 매실은 필수적인 식품이다.

글 사진 : 김원하 기자 ti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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