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이대형 연구원의 우리 술 바로보기(198)

 

전통주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얼마 전까지 소비자들의 인기를 업고 시장을 확대하며 성장하던 와인과 위스키의 소비가 최근 감소하고 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위스키 수입량은 1만 2,663톤으로 전년도 같은 시기의 1만 6,864톤과 비교해 약 24.9% 감소했다. 와인 수입량도 감소세를 보인다. 지난해 상반기 3만 1,309톤에 달했던 와인 수입량은 올해 상반기 2만 4,460톤으로 21.9% 줄어든 것이다.

위스키 수입추이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코로나19 당시 혼술 및 홈술 트렌드로 와인과 위스키의 소비가 증가했으나, 최근 고물가와 주류 트렌드 변화 등으로 주요 수입 주류의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조사한 ‘주류 소비 트렌드 리포트 2024’에 따르면 위스키, 와인, 증류식 소주의 경우, 최근 1개월 내 음용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 비율이 전년 대비 각각 1.6%, 6.7%, ‧2.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와인과 위스키의 소비를 이끌던 20대~30대에서 와인, 증류식 소주의 음용률이 다른 연령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반대로 하이볼 음용률이 맥주, 일반소주, 막걸리에 이어 4위로 나타났다.

최근 1개월 내 응용 경험 주종 @오픈서베이 블로그

오래전부터 업계에서 자주 하던 이야기 중의 하나는 주류의 라이프 사이클(주류 트렌드)이다. 제품에서 라이프 사이클은 상품의 수명을 대체로 이야기한다. 하나의 신제품이 시장에 도입, 보급되고 포화 상태가 되면서 대체품인 신제품의 등장으로 시장에서 소멸하는 기간을 말한다. 최근 상품에 대한 기술 혁신의 속도가 빨라지고 소비자들의 빠르게 변하는 기호에 맞춰 신제품의 수명이 점점 단축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주류 분야로 확대하면 하나의 제품을 넘어서 한 주종의 유행 또는 트렌드의 사이클을 이야기할 수 있다.

 

주류는 기호식품 중에서도 시대의 경제 상황이나 유행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경기가 좋지 않아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질 때는 회식 및 외식을 줄이기에 비싼 맥주 소비가 감소한다.

반면 싸면서도 쉽게 취할 수 있는 소주 판매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대로 경제가 호황기일 때는 와인 및 위스키와 함께 맥주의 소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현재 위스키나 와인의 소비가 감소하는 이유 중에 하나로 경기 침체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주류의 소비 감소는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최근 발표된 정부의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 주류 총 출고량은 3,237,036 kL로 22년 3,268,623 kL에 비해 131,587 kL, 약 1.51%가 감소하였다. 반면 출고금액은 10조7백억 원으로 22년 9조9천7백억 원보다 1%, 약 1천억 원이 증가하였다. 전체적으로 품질 고급화와 물가상승 등으로 술은 적게 소비했지만 출고 금액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출고량을 주종별로 보면 희석식 소주의 경우 861,540 kL에서 844,250kL로 감소했으며 맥주 역시 1,697,823kL에서

1,687,101kL로 감소했다. 탁주 출고량은 23년 338,876 kL로 22년 342,541 kL에 비해 3,665 kL가 감소하였으며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증류식 소주 역시 23년 4,877kL로 22년 4,905 kL에 비해 28 kL 감소하였다.

 

전통주를 살펴보면 전통주 중 지역특산주는 전체 출고량 22,033 kL로 22년 22,511 kL에 비해 478 kL가 감소하였다. 주종별로 보면 탁주 출고량은 22년 11,231 kL에서 11,980 kL로 749 kL 증가하였으며 출고금액은 22년 44,588백만 원에서 47,962백만 원으로 3,374백만 원 0.84% 증가하였다. 지역특산주 중 탁주의 소비 증가가 과거보다는 많이 둔화하였지만, 탁주 전체의 소비 감소 중에서도 증가 자체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증류주인 증류식 소주, 일반증류주의 경우 출고량 기준으로 22년 대비 각각 470 kL, 632 kL가 감소하였다. 이는 몇몇 브랜드의 소비 감소와 함께 22년 양조장들이 시장에 다양한 증류주들을 내놓으면서 시장 포화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보인다.

(단위 : ㎘, 백만 원)

  귀속연도 2023 2022
항목3 탁 주 탁 주
항목2 출고량 출고금액 출고량 출고금액
항목1 소계 소계 소계 소계
순번 구 분  
1 귀속연도   11,980 47,962 11,231 44,588

지역특산주 중 탁주 출고량 및 출고금액 @국세통계연보

 

현재 주류 시장은 소비는 줄지만 물가 상승 및 제품 고급화로 인해 판매 금액은 높아지고 있다. 그러한 현상은 시장이 성장하는 것으로 보이는 왜곡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주류 시장의 소비가 감소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단기적으로 외식업 소비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외식업 경기가 좋지 않은 지금 외식업에서 주류 소비만 증가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회식 자리에서 술을 마시지 않거나 저도수, 무알콜 음료 소비로 인해 주류 소비 시장은 조금씩 감소 흐름을 보이고는 있었다. 이러한 술 소비의 감소는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지속되어 온 현상인 것이다.

주류 시장은 항상 변화하고 있으며 그 변화의 흐름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얼마 전까지 호황이라고 생각했던 와인과 위스키 시장을 봐도 알 수 있다. 전통주 역시 예외는 아니며, 현재 다른 주류에 비해 소비 감소의 폭이 작지만,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지속 가능할 것이라 확신하기는 어렵다. 결국 전통주도 지속 가능한 성장의 모습을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성장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으며 단기간에 인위적으로 달성하기도 어렵다.

 

영원히 성장하는 것은 없기에 전통주도 다른 주류들처럼 침체기를 격을 수 있다. 그러한 침체를 빨리 회복할 수 있는 복원력을 갖추어야 한다. 무엇보다 전통주에 대한 일반 소비자 또는 젊은 층의 관심을 꾸준히 이끌어갈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양조장들은 전통주에 대한 새로운 제품 개발과 소비자들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야 한다.

정부에서도 전통주에 대한 다양한 소비 유도와 규제 개혁을 통해 제도적인 부담을 줄여야 한다. 지금 경기가 어렵지만 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통해 어려움 속에서도 전통주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해 본다.

전통주 제품 개발을 통해 지속성장을 해야 한다 @이대형

이대형:경기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한국술 연구를 하는 연구원

농산물 소비와 한국술 발전을 위한 연구를 하는 농업 연구사. 전통주 연구로 2015년 과학기술 진흥유공자 대통령 상 및 2016년 행정자치부 전통주의 달인 등을 수상 했다. 개발한 술들이 대통령상(산양삼 막걸리), 우리 술 품평회 대상 (허니와인, 산양삼 약주) 등을 수상했으며 다양한 매체에 한국술 발전을 위한 칼럼을 쓰고 있다. 개인 홈페이지로

www.koreasool.net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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