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술은 무엇일까?
한통술이노배이션 金容完 대표는 누룩의 표준화, 과학화를 위해 1000번 이상 누룩을 빚어온 누룩 전문가다. 그동안 축적해놓은 누룩 연구, 고문헌 속의 술빚기 등을 소개한 책을 곧 낼 예정이다. 본지에서는 김 대표가 연구해온 귀한 자료를 삶과술 지면을 통해 소개한다.(편집자 주)

한국술
막걸리 생각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술은 무엇일까?
막걸리? 소주?
세계 어느 나라를 가봐도 그 나라를 대표하는 술이 있다. 중국의 백주, 일본의 사케, 프랑스의 와인, 독일의 맥주 등, 나라마다 특색이 다양하다. 이러한 나라들을 방문하면 술 한 잔씩은 꼭 마시고 한 번쯤은 기념으로 사서 오게 마련이다. 현대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 어느 시대에도 인간 생활을 영위하는 데서 술은 빠질 수 없는 물질이고 하나의 문화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집집마다 장을 담듯《누룩(麯子)》을 띄우고 술을 빚어 풍성한 음주문화를 즐겼다.
그런데 일제 강점기를 지나면서 일본인들이 지배지의 통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세법을 만들면서 고유의 한국술(K-SOOL 전통주)을 불법화시키는 과정에서 그 다채롭던 우리술들이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오늘날 대다수 사람들은 그저 슈퍼마켓의 천편일률적인 값싼 막걸리가 우리술의 전부라고 착각하며 살고 있다.
요즘 우리가 마시는 막걸리 대부분은 일제 강점기 시절에 일본인들이 가져온, 일본의 양조방식에서 유래한 효모를 배양해서 만든《입국 (粒麴)》으로 생산되는 술들이 대부분이다. 조상 대대로 전해져 온 우리의 전통 누룩《(麯子)》으로 빚는 한국술(K-SOOL)은 일제 치하에서 단속반의 눈을 피해 몰래 밀주(密酒)로 빚어지다가 점점 자취를 감추었다. 지금은 일본인들이 남겨놓은 일본술 발효제인《입국(粒麴)》으로 생산되는 막걸리를 우리나라 전통 고유의 한국술로 인식한다.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조선 시대까지 집집마다 전통고유의《누룩 (麯子)》으로 빚어지던 전통주(한국술 K-SOOL)는 일 천여 가지가 넘는다. 세계의 어느 명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술들이다. 이 소중한 문화유산들이 아직도 문헌 속에서 잠만 자고 있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반드시 이러한 날이 도래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고문헌 속의 양조제법들을 세밀하게 연구해 왔다. 문헌 속의 양조방문들을 근간으로 3대에 걸쳐 100여 년 동안 이어온 양조가문인 필자 집안의 양조비법과 27여 년 동안 양조장에서 얻어진 3,000회 이상의《누룩麯子》제조와 더불어 양조(釀造) 경험을 바탕으로 필요한 모든 양조데이터를 확보하였다.
이를 토대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우리 한국술(K-SOOL)을 올바르게 복원하여 과학적인 양조방식으로 발전시켜 누구나 원하는 술을 빚어낼 수 있도록《풀어쓴 양조 매뉴얼》을 만들었다. 다행히 한국술(K-SOOL)의 부활을 알리는 세상이 열리기 시작하고 있다. 이제 오랜 세월 연구한 양조(釀造) 목록들을 세상에 알리고 대한민국 고유의 문화 자산을 세계의 명주(名酒) 반열에 올려보자는 뜻에서 이 글을 집필하게 되었다.
우선 문헌 속의 양조제법들 중에서 현대인의 기호에 맞는 100주품(酒品)을 먼저 엄선하였다. 그리고 그 내용들을 쉽게 풀어서 누구나 실행할 수 있도록《현장양조매뉴얼》을 만들어 책에 담았다. “제1부에서는 정통적(正統的)으로 전해져 오는 명주(名酒)그룹들을 엄선하였고, “제2부에서는 꽃과 초재(草材), 특별곡(特米)으로 빚어지는 다양한 특미특주(特味特酒)제법들을 분석하여 실었다.
그리고 이 술들을 빚어낼 수 있는 술의 씨앗인 누룩(麯子)의 제조방법들을 문헌 속에서 모두 찾아 현대의 발전된 미생물학과 누룩제조기술을 접목하여 조선시대보다 과학화된《누룩제조표준화》를 완성하였다. 일반적으로 우리들이 생각하는 누룩(麯子)은 밀누룩(小麥麯) 정도로 생각하지만, 문헌에는 다양한 곡물과 초재들과 꽃들을 응용한 53가지의 누룩 곡품(麯品)이 존재한다. 이 소중한 누룩들을 부활시키고 복원, 재현하여 과학적인 [누룩제조매뉴얼]로 만들었다. 초보자도 장소와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누룩을 정교하고 정확하게 빚어낼 수 있는《누룩제조매뉴얼》이다.
술 제법(酒方文)도 중요하지만, 조상님들의 발자취와 지혜도 함께 느껴보는 것이 후손 된 도리라고 생각해서이다. 이 책이 앞으로 경영양조(經營釀造)방식의 《특산주 주류》 제조와 《소규모 주류》 제조의 발전에 도움을 주고 한국술(K-SOOL)의 부흥을 이루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한국술의 씨앗
누룩 생각
우리의 전통누룩(K-nuruk)이 한국술(K-SOOL)의 미래를 결정한다. 이 글에는 초보자도 원하는 누룩을 정교하고 정확하게 빚을 수 있도록 과학으로 분석된 매뉴얼을 풀어서 담았다. 디테일한 매뉴얼을 따라서 누룩을 빚다 보면 어느새 누룩 전문가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조상님들은 발효식품의 달인들이었다. 고문헌 속의 한국술(K-SOOL)에는 수많은 세월 동안 축적된 선조들의 발효 기술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 중심에 누룩이 있다, 일제 강점기 이전까지만 해도 집집마다 장(醬)을 담듯 누룩(麯子)을 띄워 술을 빚어 왔다. 현대의 발전된 과학양조에서도 누룩을 응용하여 술을 빚어내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주(名酒)를 빚을 수 있을 것이다. 고유의 문화자산인 전통누룩을 발굴하여 미생물학을 기반으로 과학적인 한국누룩(K-nuruk)을 발전시켜 나간다면 K-pop, K-food와 더불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자산으로서 후손들에게 훌륭한 미래 유산을 물려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고유한 누룩(麯子) 제법들을 문헌에서 찾아내어 누룩에 간여하는 미생물들을 이화학적으로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일반인들도 필요한 누룩을 빚어낼 수 있는 [누룩제조매뉴얼]을 만들어 보급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좋은 술을 빚는 첫걸음은 좋은 누룩을 확보하는 것이다. 집에서 가양주(家釀酒)로 빚어 마시는 술들은 빚을 때마다 맛과 품질의 차이가 있어도 상관은 없지만, 주류면허를 낸 양조장에서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술들은 반드시 균등한 품질과 균질한 맛이 보장되어야 공산품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가 있다.
상업양조방식이나 경영양조방식으로 술을 빚고자 하는 양조인(釀造人)이라면 반드시 누룩(麯子)부터 빚어야 한다. 술을 빚는 양조인(釀造人)이 신뢰하고 사용할 수 있는 누룩을 확보하는 길은 본인이 누룩을 직접 빚는 것이다. 본인의 누룩을 확보하는 시작부터 진정한 양조인釀造人)이라 할 수 있다. 누룩은 비싸다. 누룩이 만들어지는 시간과 노력의 가성비가 높다. 일반인들이 쉽게 빚을 수 없는 이화곡(梨花麯)이나 향온곡(香醞麯), 백수환동곡(白壽還童麯) 등의 특수 누룩들은 주류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장해 주는 고급술을 빚는 술의 씨앗이 될 것이다.
특수누룩의 제조는 일반적으로 띄워내는 밀누룩의 병곡(餠麯)과는 다르다. 재료의 선택부터 곡물의 가공방법, 성형까지 까다롭고 정교하다. 이러한 누룩들은 구매하기도 어렵지만, 설사 구매할 수 있더라도 가격이 만만하지 않다. 누룩은 재료보다 가성비가 필요한 요소들이 있기 때문이다. 구입한 누룩으로 술을 빚어 판매하는 경우 술의 제조원가가 높아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상업적 목적으로 술을 빚겠다면, 반드시 자가 누룩(自家麯)을 확보하여야 무한 경쟁의 주류시장에서 확실한 경쟁력으로 보답할 것이다.

근래에 들어 젊은 양조인들의 술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다. 열정을 담은 청년들의 양조 분야 진출로 인해 한국술(K-SOOL) 시장은 가히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새롭게 양조영역에 입문하는 젊은이들에게 고하고 싶다. 한국술(K-SOOL)의 탄생에 대한 역사적 배경과 전통주(K-SOOL)의 근본(根本)에 따른 이해부터 선행되어야 한다.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막걸리(탁주(濁酒))의 발효제인 입국(粒麯)은 천년을 이어온 우리의 전통 양조문화를 말살시킨 주범이다. 입국(粒麯)은 1909년,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들로부터 지배지 통치자금 준비를 위한 주세법이 만들어지면서부터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일본인들이 주세(酒稅)를 통합적이고 효율적으로 거두어들이기 위해 전국의 양조장을 통폐합시키는 과정에서 들여왔던 일본술(日本酒)의 발효제이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대다수 국민은 잘 모르고 있다. 입국(粒麯)으로 생산된 막걸리는 맛의 차별화가 별로 없다. 술의 씨앗이 같다면, 같은 곡물과 단순 발효 방식으로 술을 생산하니 전국에서 생산되는 막걸리 맛이 비슷비슷할 수밖에 없다는 애주가들의 중론이다. 단순한 발효제인 입국으로는 양조영역에 도전하고 있는 청년 양조인(釀造人)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미래지향적인 맛과 멋이 어우러진 술들을 개발해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간단하게 해결하는 방법으로 조상님이 물려주신 고유의 문화유산인 전통 누룩을 발현시켜 양조인 스스로 누룩(麯子)을 직접 빚어 자가 누룩(自家麯)을 사용하여 개성과 역량이 담긴 특별한 시그니처(signatute) 술을 빚어내는 것이야말로 미래 한국양조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고문헌 속에는 53(麯)가지의 다양하고 독특한 [누룩제조제법]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 제법들을 분석하여 현대의 과학적인 누룩제조기법을 응용한 새로운 누룩들을 빚어낸다면 세계에서 으뜸가는 명주가 탄생 될 것이다. 다양한 곡물의 종(種)별 선택, 분쇄 밀도에 따른 가공 방법, 곡물과 곡물의 배합 비율, 성형과정에 따른 건식(乾式)과 습식(濕式)방식의 수분 배분, 발효 온도에 따라 적절한 습도의 배출, 발효에 따른 환경구성, 법제 등의 과정에 따라 누룩(麯子)은 다양하고 새롭게 변화한다. 목적하는 술의 용도에 따라 선택되는 다양한 누룩(麯子)들은, 병곡(餠麯), 맥곡(麥麯), 모곡(麰麯), 조곡(粗麯), 여곡(女麯), 추모곡(秋麰麯), 오메기곡(黍米麯, 麰麯), 상시춘주곡(常時春酒麯), 죽곡(竹麯), 공병곡(孔餠麯), 면곡(面麯), 신곡(神麯), 벼누룩(稻麯), 설향곡(雪香麯), 연화곡(蓮花麯), 백곡(白麯), 분곡(粉麯), 이화곡(梨花麯), 백수환동곡(白壽還童麯), 향온곡(香醞麯), 내부비전곡(內府秘傳麯), 녹미주곡(綠米酒麯), 녹두곡(綠豆麯), 미곡(米麯), 하동신곡(河童神麯), 대주백타곡(大州白墮麯), 백료곡(白醪麯), 양능곡(釀陵麯), 백주곡(白酒麯), 만전향주곡(滿殿香酒麯), 정화곡(精華麯), 동양주곡(東洋酒麯) 등 다양한 재료와 제법으로 빚어진 누룩(麯子)들은 한국술의 신세계를 열어 줄 씨앗이 될 것이다.

이러한 누룩을 기본으로 술을 빚는 경우 양조인(釀造人)의 역량에 따라 수천, 수만 가지의 맛과 곡향을 지닌 술들이 탄생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의 생활공간에서 소규모로 정확한 품질의 누룩을 빚어내는 것이 간단하지만은 않다. 누군가가 누룩에 미쳐서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고 변화되는 누룩의 발효과정을 관찰하고 변화되는 누룩의 정보를 데이터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필자는 지난 20여 년 동안 3,000회 이상의 실제 양조과정에서 얻어진 기초자료를 분석하고 누룩의 발효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에 대한 임상데이터를 기록하고 누룩을 띄우기 위한 최적의 시뮬레이션(simulation) 과정을 실행해 왔다. 표준화된 자료들을 바탕으로 한국누룩을 지속적으로 연구하면서 더욱 발전된 [누룩제조매뉴얼]을 만들었다. 거듭되는 시행착오와 실패의 난관을 극복하면서 작금에 와서야 일반적인 생활공간에서 100% 정확하게 원하는 누룩을 빚어낼 수 있는 소규모방식의 [누룩제조매뉴얼]을 완성하였다. 누룩(麯子) 만들기에 대한 경험이 없는 초보자도 매뉴얼대로 따라 하면 정교한 품질의 누룩을 빚어낼 수 있는 [누룩제조표준]을 정립하였다.
이 글이 앞으로 경영양조(經營釀造)방식의 《특산주 주류》 제조와 《소규모 주류》 제조에 도움을 주고 한국술(K-SOOL)이 부흥을 이루는데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 글에 기록되어있는 계량단위(計量單位)는 현대의 계량단위로 환산하여 기록한 것임을 밝혀둔다. 단어의 이해가 부족할 때는 주석(註釋)을 달고 문헌의 뜻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한자(漢字)를 병기(倂記)하여 표기하였다. 2026년 새해부터 연재되는 한국누룩(전통누룩) 53선과 문헌속의 명주 100선, 그리고 다양한 곡물과 꽃과 초재들을 이용한 특미특주(特米特酒) 100선을 현대의 과학적인 누룩제조방법과 양조방법으로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서 연재한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