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술은 어떤 맛인가?

이대형 연구원의 우리 술 바로보기(109)

 

지금 우리 술은 어떤 맛인가?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주관이 있다. 이것은 사람이 살아오면서 경험한 것과 배운 것 또는 여러 요인들이 축적되어 만들어지는 것이다. 맛을 보는 것도 이러한 요소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 본다. 사람들이 살아오면서 향을 느끼고 음식을 먹어보고 경험해 보고 그리고 배운 그 모든 것이 어우러져 개인만의 맛이라는 것으로 표현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가공제품을 만들기에 술 이외에 다양한 제품들에 대한 관능 테스트를 할 기회가 많고 그렇기에 ‘맛’이라는 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다. 물론 ‘맛’ 이라는 것이 주관적인 관점이 많기 때문에 한 개인의 평가가 절대시 될 수 는 없다. 하지만 잠시나마 우리 술에 있어서 ‘맛’이란 무엇인가를 같이 고민해 봤으면 한다.

맛을 단순히 이야기 하자면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을 혀로 느끼는 것이다. 나머지 사과 맛이다 딸기 맛이다 하는 것은 향에 의해서 결정되어 지는 것이라 이야기를 하고 있다(‘맛이란 무엇인가’:최낙언 지음). 또한 아직까지 맛은 아니지만 물성, 입자 등 다양한 조건에 의해서 맛을 다르게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간단하게 이야기 하면 맛은 5가지의 요소에 의해서 결정되어 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술은 5가지 중 어떤 맛일까?

 

지금 시판되는 많은 술들은 전통주이든 대중주이든 대부분이 단맛을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중에는 단맛이 적은 술들도 있고 일명 드라이 하다고 이야기 되는 술들도 있다. 특히 와인의 경우 드라이한 술과 단맛이 있는 술들이 확실히 자신의 영역을 가지고 소비자들을 선택을 받는다. 하지만 우리 술은 어떤가를 살펴보면 개인적으로 90%이상은 단맛이 있는 술들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술은 왜 단맛이 강할까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강한 한국적인 음식에 맞추기 위해서일수도 있고 술을 처음 마시는 사람들에게 술을 편하게 마시게 하기 위해서 일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단맛에 대한 거부감과 함께 단맛이 강한 술은 처음 몇 잔 또는 몇 번은 마시기 좋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길게 보면 단술은 지속적으로 마시기 힘들다는 게 많은 술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의 술들은 어떨까? 맥주는 많은 부분에서 단맛이 적거나 아니면 홉의 쓴 맛 영향으로 단맛이 있어도 그 맛을 잘 느끼지 못하고 와인의 경우는 와인샵에서는 드라이한 와인 90%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 술의 종류도 많고 한 나라에서도 다양한 술이 있기에 술을 단맛 하나로 이야기 하기는 쉽지 않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술들은 대부분이 단맛이 적은 술들이라 봐도 될 것 같다.

 

단맛이 적은 술의 강점은 술 자체의 다양한 맛에 대해 음미할 수 있는 가능성을 소비자에게 준다는 점과 함께 음식에 따라 다르겠지만 다양한 음식과의 매칭이 쉽다는 이유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시판되는 우리 술들은 단맛이 강한 술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나오는 우리 술 들은 단맛을 줄이거나 또는 단맛이 거의 없는 술들도 조금씩 생산되어 나오고 있고 나름 그 판매량이 증가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그 개수가 너무 적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 술에서 단맛을 빼는 것은 제조 방법상에서는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 것을 소비자가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 술은 금방 시장에서 사라질 것이다. 처음부터 단맛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을 것이고 소비자들이 선택받을 수 있는 단맛이 줄어든 제품 형태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이런 노력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우리 술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단맛이 줄어든 술에 대한 고민과 함께 이러한 술에 대한 평가 역시 소비자뿐만 아니라 전문가들도 조금씩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대형:경기도농업기술원 직물연구과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