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하의 醉中眞談
‘음주운전은 고의적인 살인행위’다
음주운전이 도를 넘은 것 같다. 특히 사회의 모범이 되어야 할 공직자들의 음주운전 행위가 날로 증가 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음주운전을 강력하게 단속해야할 경찰관은 물론이고, 모범을 보여야 할 교육자, 나라를 지켜야 할 군인, 정치가들, 국민들의 애환을 달래 주어야 할 연예인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가 단속되거나 교통사고를 내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물론 평범한 소시민들도 음주운전을 한다. 그러나 이들은 유명세를 타지 못한 탓일까? 언론에 등장도 못한다.
일반적으로 음주운전은 여름철 보다는 겨울철에 많다는 예상을 깨고 최근에는 계절에 관계없이 각종 언론에 하루가 멀다 하고 음주운전 사건이 기사화 되고 있다.
낮술 마신 현직 경찰관이 음주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내고 뺑소니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되었다는 이야기(6월 1일 동두천 경찰서). 교통사고를 낸 뒤 경찰의 음주측정을 거부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서울의 한 세무서장 A(50)씨(서울 마포경찰서 6월고 28일). 2014년 5월 음주운전에 적발돼 MBC ‘무한도전’을 비롯한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 한 가수 길이 또 음주운전(알코올농도 0.165%)을 하다가 적발돼 팬들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는 우리사회에서 하루 빨리 음주운전을 근절해야 된다는 명제를 안겨주고 있다.
가수 길 씨는 이번에 음주운전으로 단속당하고 나서 “평생 손가락질당하고 평생 욕을 먹어도 입이 100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부모님과 가족 친구들 팬 여러분을 볼 면목도 없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주변에서 음주운전으로 단속당해 면허가 취소되거나 정지당했던 사람들은 처음에는 길처럼 사과 하거나 자숙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음주운전을 하는 것으로 보아 음주운전도 습관성이라 볼 수 있다.
최근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회에서 나타난 음주운전 전력을 보면 가관이다. 이런 사람들이 나라살림을 책임질 장관자리에 임명되는 것을 보고는 차라리 입을 닫고 있는 것이 나을 성 싶다. 기가 찰 노릇이다.
가해 운전자들은 술이 깨고 나서 눈물을 쏟으며 후회하지만,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 피해자와 유가족들의 단란했던 가정은 산산조각이 난 뒤다.
도로교통공단 자료에 의하면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상자는 2014년 24,043건 발생에 592명이 사망하고 42,772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 2016년에는 18,769건 발생에 481명이 사망하고 34,423명이 부상을 입었다.
교통전문가들은 이 같은 음주운전 폐해가 줄지 않고 있는 이유는 음주운전 자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이들을 처벌해야 할 판사가 피고가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형을 감면 해주는 사례도 발생하곤 했었다.
그러나 요즘은 술을 마시고 한 행위라면 처벌을 강화 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어 다행이다.
한 가닥 기대가 되고 있는 것은 조재연 대법관이 지난 5일 국회 인사청문회 때 “음주운전은 고의적인 살인행위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처벌이 그 만큼 강해질 것으로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그리고 서울시가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을 위해 민·관·학 14개 기관이 참여하는 절주사업협의체를 구성, 음주 피해 예방에 나섰다.
또 충북 옥천경찰서 직원들이 4년 1개월 동안 단 1명도 음주운전하지 않는 대기록을 수립, 6월 23일 청사 입구에 ‘음주운전 제로화 1천500일 달성’을 알리는 카운트 표지판을 교체하고, 대기록 수립을 자축했다고 한다.
그동안 정부가 바뀌면 교통법규 위반자에 대해 특별사면을 단행해왔고, 그 속에는 음주 운전자를 포함시켜 왔다. 이런 사면이 아까운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재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문재인 정부는 알았으면 한다.
<본지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