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정사계 春’ 트럼프 대통령 국빈만찬 때 건배주로 사용
뉴스 나가자 전국에서 주문전화 폭주…아쉽게도 당일 품절
전통주를 빚는 사람들의 꿈이 있었다.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건배주로 전통주를 사용한다면 전통주 활성화에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꿈이 현실화 되었다. 그것도 25년 만에 한국을 찾은 미국 대통령을 위한 국빈만찬 때 건배주로 우리의 전통주를 사용한 것이다.
지난 7일 방한 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청와대 국빈만찬에서 건배주로 사용한 것은 청주시 풍정리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유)화양(대표 이한상)이 빚고 있는 알코올 도수 15%의 약주인 풍정사계 중 봄(春)이었다.
이 술은 국내산 찹쌀과 향온국(녹두로 빚은 누룩)을 사용하여 빚어내는 술이다.(자세한 내용은 삶과술 214호 참조) 현재 화양에서는 春·夏·秋·冬 등 4가지 술을 빚는데 술도가 규모가 크지 않고 이 대표와 부인이 함께 술을 빚어 하루 생산량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풍전사계가 날개를 다고 비상했다. 청와대 국빈만찬주로 풍정사계를 사용했다는 뉴스가 나가자 전국에서 이 술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의 주문 전화가 폭주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품절상태가 되고 말았다.
풍정사계 春은 지난해 우리술품평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술이어서 전통주업계에서는 널리 알려져 상당히 인지도가 높은 술이다.
대통령상을 받았을 때도 뉴스를 탔지만 이번처럼 주문이 폭주하거나 각광을 받지는 못했다.
그런데 국빈만찬 때 건배주로 사용되자 국민적 관심사가 된 것이다. 더불어 이번 기회를 계기로 국민들에게 전통주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으면 하는 기대를 걸어 본다.
이번 국빈만찬에서 건배주로 풍정사계 춘(春)이 선정된 것에 대해 이한상 대표는 “전혀 뜻밖이었다. 그럴 줄 알았으면 밤새서라도 많은 술을 빚어놨을 텐데…”하며 아쉬워했다.
이 대표는 국빈만찬주로 선정된 것에 대해 사전에 전혀 몰랐다고 했다. 전통주 유통업체인 B상사에서 행사 며칠 전 연락이 왔다고 한다. B상사는 어느 회사로 풍정사계 몇 병을 보내라고 했고, 그 회사에서 이번 트럼프 대통령 국빈만찬 때 건배주로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삼성그룹 만찬 주에서 건배주로 사용한 전통주나 와인이 하루아침에 유명세를 타곤 했는데 이번에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만찬에서 건배주로 사용됐다는 것은 그 만큼 우리의 전통주도 인정이 되었다는 뜻도 된다.
이 대표는 “전통주 업계가 모두 어려운데 풍정사계만 주목을 받아 동 업계에 한편 미안하다”면서 “차제에 이번을 계기로 정부나 국민들 모두가 우리의 전통주를 발전시키는데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표는 ‘약주’를 ‘청주’로 명칭부터 바꿔 주길 바랐고, 작은 양조장들은 독자적인 연구소를 운영할 수 없어 정부가 전통주를 체계적으로 개발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연구소 같은 것도 지원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