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우 에세이
전주 술로시티
전주 술로시티를 내놓다.
그동안 전주의 매장에서만 판매하던 술로시티를 병과 캔으로 세상에 보냅니다. 술로시티는 맥주형태의 전통주로 전주 혹은 새만금의 보리로 빚습니다. 술로시티는 경기전, 오목대, 풍남문이 있습니다. 셋다 지역의 보리를 쓰고 있으며, 색과 향 그리고 맛이 제각각 개성이 있습니다.
이 지면이 제 술에 대한 일방적인 홍보가 될 것 같아 그래도 읽을 만한 이야기가 되었으면 해서 창작해봤습니다. 술로시티 가운데 풍남문이라는 술 이야기입니다. 술로시티 풍남문은 연 노란색의 술빛과 과일향이 매력적인 녀석입니다.
전주 술로시티 ‘풍남문’
일본은 진주만 기습으로 미국이 참전함에 따라 더욱 수세에 몰렸습니다. 태평양 전역에서 패퇴를 거듭하다가 일본열도와 한반도로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일본군은 연합군의 일본 본토 상륙을 저지하기 위하여 죽음을 불사한 옥쇄작전을 수립했습니다. 전라도와 제주도는 일본 본토로 가는 중요 거점으로 일본은 이곳에 수많은 대공포 그리고 레이더 기지를 만들었습니다.
전주 풍남문 망루에도 전주에서 징병한 어린 조선인 병사가 보초를 섰습니다. 연합군의 비행기들이 전주 상공에 자주 출몰하였고, 때때로 폭격을 가했습니다.
그러던 1944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였습니다. 전투기가 변전소를 폭격해 전기 공급이 중단되었습니다. 전주를 감시하던 레이더가 잠시 멈추었습니다.
그 사이 이곳을 지나던 산타가 풍남문에 있던 대포 구멍을 굴뚝 구멍으로 착각하고 기어들었습니다.
산타가 대포 구멍에서 낑낑거리는 통에 경계 근무를 서던 초병들은 대포에 총을 겨누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암구호가 하필 루돌프, 산타였습니다.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루돌프”
아무 대답이 없자 초병들은 다시 총을 겨누며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루돌프”를 되풀이 했습니다. 이윽고 산타가 대답했습니다.
“이 사람들아 난 루돌프가 아니고 산타야, 산타”
산타라는 암구호를 듣자 초병들이 긴장을 풀었습니다. 이윽고 초병들에 의해서 산타는 대포구멍에서 간신히 빠져 나왔습니다.
초병들은 처음에는 산타가 어느 정신 나간 민간인이나 동네 주민이 장난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산타가 빨간 코를 단 루돌프와 고군산군도 아이들에게 나누어줄 선물을 가득 실은 썰매를 보여주자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더군다나 비상 발전기가 가동되고 레이더 등이 살아난 지금 산타가 루돌프를 타고 하늘로 날아가게 된다면 전주의 각 진지는 비상이 걸리게 될 것입니다.
그리되면 산타와 루돌프는 대공포와 총알 세례로 매우 위험한 상황을 맞게 됩니다. 산타는 오늘밤 서해로 날아가 고군산군도의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줘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조선인 초병들은 결심합니다. 산타와 루돌프 그리고 선물을 실은 썰매를 대포에 적재하여 서쪽으로 멀리 발사하기로 합니다.
대포 안에 들어가기 전 산타는 양말에 선물을 넣어 줄 때마다 발냄새가 너무 난다고 투덜거립니다. 초병 하나가 방독면을 풀어 산타의 어깨에 둘러줍니다. 전주의 푸른 밤하늘 속으로 두 번의 포성이 울립니다.
1945년 8월 15일 조선은 해방을 맞이했습니다.
무단으로 대포를 쏜 두 초병은 해방되기 전까지 감옥에 수감되었습니다.
해방의 날 두 사람에게 편지와 선물이 왔습니다. 편지에는 산타와 루돌프는 고군산군도의 선유도에 떨어져 하늘병원에서 기브스를 하고 누워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함께 쏘아 보낸 선물은 하늘에서 터져 고군산군도 곳곳의 섬으로 별처럼 흩어졌습니다. 그리고 먹을 것을 찾던 아이들이 골고루 나눠 가졌다고 합니다.
산타는 퇴원하여 지금은 해방에 맞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뒤풀이 이야기
전주풍남문은 서울의 남대문 같은 곳입니다.풍남문은 이곳에서 나고 자라던 전주사람 모두에게 친숙하면서도 다정한 이야기와 추억이 있습니다. 전주사람들은 풍남문을 배경으로 꼭 사진 한 장을 남깁니다. 전주에 오신 분들에게 술로시티 풍남문이 한 장의 사진처럼 남는 추억이 되었으면 합니다.
술로시티는 지역특산주로 인터넷 통신판매로 전국에 보내드립니다. 또한 전주의 직영매장과 몇몇 판매점에서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쇼핑몰은 3월 오픈예정입니다.
▴술로시티:www.soolcity.com(☏ 070 4067 3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