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唐詩)로 대륙 중국을 헤아려보자(9)
중국 李白 詩 해설집 ‘그대여! 보지 못했는가?’
2장 그리운 사람 못 보면 마음에 그늘이 진다네
당신이 돌아오실 날이면
저는 애간장이 끊어져있을 때입니다
봄바람과는 서로 알지도 못하는데
어이하여 비단 휘장으로 들어오나요
◇ 靜夜思(고요한 밤에 생각하며)
▴중국 초등학교 교과서 수록
침상 앞 스며드는 밝은 달빛
아마 땅 위에 서리가 내린 듯하구나
고개 들어 밝은 달을 쳐다보고
고개 숙이니 고향 생각나는구나
床前明月光
疑是地上霜
擧頭望明月
低頭思故鄕
▴배경:이백이 26세인 726년 양주객사에서 지은 것으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간절한 마음을 표현했다.
▴어휘:▵疑是(의시:아마 ~인 듯하다)▵擧頭(거두:고개를 들다)▵低頭(저두:고개를 숙이다)
▴해설:이 시는 맑고 신선하고 소박하다. 내용은 단순하고 간결하지만 함축성 있고 오히려 풍부함을 더해준다. 구체적으로 장황하게 이러니저러니 말하지 않지만 읽는 이에게 충분한 공감을 전달하며 긴 여운을 남긴다. 특히 이렇게 간결한 문장으로 한가위 때 고향에 못 가는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형성케 하는 것은 가히 천재 시인 이백답다 하겠다.
늘 홀로 타지에서 외롭게 생활하는 이백. 밤이 되니 문득 고향 생각이 절로 나는구나. 게다가 하늘에는 밝은 달까지 떠오르니 고향 생각이 더욱더 간절해진다. 나그네에게 밤은 돌아갈 곳 없는 자신의 처지를 절실히 느끼게 해준다. 이 시에 존재하는 달은 한없이 밝지만 이백에게는 가을 달이고 서리처럼 차갑게 느껴진다. 추석 때 뜨는 달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특히 풍요롭고 넉넉해 보인다. 그러나 타향을 떠도는 나그네에게는 그렇지 않은가 보다. 그래서 이백에게 달은 차가운 서리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이 시의 명문장은 ‘擧頭望明月 低頭思故鄕’이다. 고개를 들거나 수그린 자세를 대비시키고 눈앞의 서로 다른 정경을 묘사하는 대구 방식을 써서 사물을 바라보며 상념에 잠기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고개 들어 보이는 저 밝은 달, 아마 고향에서도 저 달을 바라보고 있을 거야. 결국 달을 통해서 이심전심을 느꼈으리라. 그래서 보고 싶은 마음 더욱 간절하리라.
이백에게 평생 변치 않을 벗은 둘이다. 바로 ‘술’과 ‘달’
▴명구(名句):擧頭望明月 低頭思故鄕
◇ 春夜洛城聞笛(봄밤에 낙양성에서 들려오는 피리소리)
뉘 집 옥피리에서 은은히 날아드는 소리
흩어져 봄바람을 타니 낙양성에 가득하구나
이 밤에 애절한 이별가가 들려오니
어느 누가 고향의 정이 생각나지 않겠는가
誰家玉笛暗飛聲
散入春風滿洛城
此夜曲中聞折柳
何人不起故園情
▴배경:이백이 35세 낙양을 유람할 때의 봄밤. 어디선가 들려오는 그윽한 피리소리가 고향 생각이 간절한 한 나그네의 향수를 자극한 시다.
▴어휘:▵洛城(낙성:낙양성. 낙양. 지금의 하남성 낙양시)▵誰家(수가:누구 수. 누구의 집. 어느 집)▵暗(암:은근히 어두울 때, 은연 중)▵折柳(절류:버드나무를 꺾다 ‘절양류(折楊柳)’라는 곡조 이름. 예부터 강변의 버들가지를 꺾어 떠나는 손님에게 주는 이별의 정경을 노래한 시)▵故園(고원:옛 뜰. 고향)▵故園情(고원정:고향을 생각하는 마음)
▴해설
낙양성에서 누가 부는지 옥피리 소리가 몰래 봄바람을 타고 온 성안에 가득하네. 그 가락 속에 이별의 아쉬움이 애절한 <절양류>가 묻혀있네. 이 곡조를 들으면 과연 고향을 그리워하는 정이 솟구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타향을 떠도는 나그네는 봄이면 고향을 그리워하게 마련인데, 더구나 애원의 감정이 담긴 옥피리 소리가 은은히 들려오니 고향 생각이 더욱 간절해지는구나.
이백이「정야사」를 시각적으로 다루었다면 이 시는 청각적으로 다루었다.
사면초가(四面楚歌) 구절이 떠올리게 하는 시구이다.
유방과 항우의 해하전투에서 사방으로 포위된 항우의 초나라 병사들이 밤중에 들려오는 고향의 노래를 듣고서 전투에 지친 나머지 향수병에 걸려 하나둘씩 도망갔듯이 고향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명구(名句):何人不起故園情
☞차동영의 학력및 경력:▴연세대학교 문과대학 중어중문학과▴서강대학교 대학원 중국어과▴삼성 배우기 최고가상품 개발▴DMZ종주상품 및 태권도방한관광상품 개발▴CITM(중국국제여유대전)한국관 최우수관 선정 및 수상
*편집자주:본지는 저자의 양해를 받아 ‘그대여! 보지 못했는가?’ 중에서 술과 직접 관련이 있는 대표시를 연제한다. 삽화및 관련 사진은 청어사가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