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희가 만난 술과 사람 ⑤
오서윤 오산양조 이사
‘100세 시대, 사는 동안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가능한 다 도전해 보고 싶다’는 오서윤씨는 술을 좋아하고, 무엇보다 주부경력이 짱짱하다.
교육공학을 전공한 그는 20대에 결혼과 출산을 하고 프리랜서로 일하며 기업교육 과정설계, 이러닝 수업설계, 대학의 사이버교수학습센터에서 교수설계 등의 일을 15년 정도 했다.
2016년 1월, 인문학 모임을 통해 ‘막걸리 넌 누구냐?(허시명 저)’라는 책을 접하고 막걸리학교를 방문하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만들 수 있다!’라는 자신감과 ‘만들어야겠다!’라는 마음 속 외침이 더욱 굳어져 수강 등록까지 했다. 물론 처음 배우기 시작할 때에는 취미로 빚어서 주변 지인들과 나눠 마시기 위함이었다.
우리 술에 대해 배워갈수록 무관심 속에 다른 나라의 술에 밀려 제 자리도 온전히 보전하지 못하는 우리 술에 대한 안타까움은 깊어져 갔다.
또 수업을 들으며 계속 새로운 아이템을 생각하고, 내가 사는 오산지역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오산에는 왜 양조장이 없을까?’, ‘오산을 대표하는 술을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그 때, ‘오산에도 양조장이 있었어! 오매장터에 아직 터가 남아 있을걸~’ 이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모든 일의 시작이었고, 양조장을 복원하겠다는 결심이 생기니 다시 20대로 돌아간 듯 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슴이 뛰었고 마음의 큰 울림이 있었다. 꿈이 생겼다. ‘더 나이 들기 전에!’
이 열정이 시발점이 되어 농업회사법인 오매장터㈜를 세웠다. 기존에 그가 해 왔던 일들이 자양분이 되고, 그가 당면한 상황과 내면에서 일어나는 열정, 모든 것들이 새로운 일에 도전할 만큼의 에너지를 충족시켜주었단다. 사업이라고는 전혀 알지 못했지만 목표가 생기니 전체적인 청사진이 그려졌다. 아이디어를 보태고 다듬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사업들로 계획서를 채워갔고, 이를 오산시에 제안했다. 그 큰 그림에 항상 1순위였던 것은 오산에 양조장을 복원하고, 동시에 오매장터의 장터문화를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여 다시 활기를 찾도록 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가족들도 내가 하려는 일에 대해 잘 공감하지 못했다.
“당신이 생각하는 전통이라는 편견을 깨면 새로운 해석을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주변의 걱정, 무시의 눈초리와 불신의 발언들을 모두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머릿속에만 있던 그림들이 눈으로 보이고 점차 완성되어 감에 따라 주변의 걱정도 응원으로 바뀌었다.
오매장터 전통시장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현재 슬럼화 돼 버린 동네에 안타까워하던 분들이 모여 힘을 보태주셨다.
그 분들은 동네를 활성화 시킬 아이템이 필요했고, 나는 술을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1년을 넘게 준비하고, 경기도 오산시에 ‘오산양조’를 열었다.
그는 현재 ‘오매백주 스위트’, ‘오매백주 드라이’ 탁주를 생산한다. 또한, ‘율’ 약주와 ‘독산’ 증류주, 요리 술도 개발 중이다.
그는 경기도 평택시에서 천비향을 빚는 ㈜좋은술 같은 양조장이 롤모델이라고 했다. 많은 다양한 술이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치를 담아서 내 술을 출시하고 싶다.
단순한 맛을 위해서라기보다는 그 술을 통해 맛과 향도 추구함은 물론 술이 가지는 이야기나 정신도 함께 빚어내고 싶다.
“다소 비싸더라도 좋은 술맛을 위해 ‘오산 세마 쌀’만을 고집스럽게 사용하며 정직한 마음으로 술을 빚을 겁니다. 오산양조장이 단순히 술을 만들어 판매하는 곳을 넘어 체험, 교육 등 술과 함께하는 문화도 소개하는 공간이 되도록 할 겁니다.”
막걸리학교 사무국장 문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