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도 와인 판매의 열쇠 보르도 네고씨앙(NÉGOCIANT)

보르도 와인 판매의 열쇠 보르도 네고씨앙(NÉGOCIANT)

한관규 와인마케팅경영연구원 원장

네고씨앙(Négociant)은 일반적으로 보르도 와인을 도매 유통하거나 수출하는 회사를 말한다. 오늘날 네고씨앙은 프랑스와 해외에서 다양하고 끊임없이 늘어나는 와인 고객들을 상대로 와인을 알리고 판매 촉진하는 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같이 네고씨앙은 보르도 와인산업에 있어 포도재배자들과 함께 중요한 기둥이 되고 있다.

원래 네고씨앙은 영국 출신들이 많은데 이는 보르도 와인의 주 고객이었던 영국인들에게 제품을 소개하고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했기 때문이다. 네고씨앙의 전성시대는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로 이 기간 동안 가론 강 좌안 보르도 항구 부근에 자리를 잡기 시작하였다. 이들은 대부분 앵글로 색슨, 스칸디나비아 출신 네고씨앙들이었는데 그 곳이 보르도 와인 도매 무역 중심지인 샤르트롱(Chartron) 구역이 되었다. 그 당시 강을 따라 와인창고가 펼쳐져 있었고 이곳을 통해 와인이 해외로 수출되었다. 이러한 와인 무역 덕분에 보르도는 유서 깊은 항구가 되었다.

◇네고씨앙의 역할

대부분의 네고씨앙들은 도매, 무역 업무 외에 와인을 숙성시켜 병입하는 기능도 수행하였는데 그들을 네고씨앙 엘르뵈르(Négociant-éleveur)라고 불렀다. 여러 포도재배자들로 부터 벌크로 사들인 와인들은 네고씨앙의 와인저장고에서 숙성과 정제 후 블랜딩되고 여과되어 오크통이나 병으로 판매되었다. 이러한 네고씨앙들의 역할에 대해 일반적으로 포도 재배 자들은 만족했는데 이유는 포도재배자들은 단지 포도원의 관리와 수확에만 신경을 쓰면 되었기 때문이었다.

‘샤또(Château)’라는 용어를 넣어 와인을 생산하던 포도원이 1850년경에는 약 50곳이었으 나 오늘날에는 보르도 지방에만 약 8,000개에 이른다. 이렇게 많은 샤또의 명칭은 다양성을 자랑하지만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도 있다. 이것은 관련 지식이 없는 소비자 경우는 보르도 와인에 접근하는데 있어 복잡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샤또 명칭의 와인 즉, 이 용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샤또에서 와인을 생산하고 숙성한 후 그 곳에서 병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생산된 샤또 와인도 일반적으로 네고씨앙이 유통시키는 것은 물론이다.

보르도 네고씨앙들은 7,600개의 일자리와 매년 170개의 나라에 8억병 이상의 와인을 유통시키는 대기업의 위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아울러 중소기업의 유연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네고씨앙과 생산자는 도매, 무역과 생산이라는 경제적·관계적 차원에서 서로가 필수적으로 도움이 필요한데 네고씨앙은 지속적으로 시장의 변화를 와인생산자에게 알려줄 수 있어 가장 좋은 여건에서 생산자들로부터 안정적으로 와인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네고씨앙의 주요 역할은 시장을 조정하는데 있다는 것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와인은 자연식품으로 품질, 양, 가격은 모두 농업의 환경 변수에 달려 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는 이러한 변수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많으며 소비습관을 왜곡시키지 않는 제품을 선호한다. 따라서 와인 품질을 ‘안정화’시켜서 지속적으로 유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날 네고씨앙은 와인의 숙성에서부터 블렌딩, 병입, 포장, 그리고 와인의 보관에 적합한 최신의 창고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이들은 와인을 병입, 포장하고 보관할 수 있는 능력으로 품질 및 가격변화에 따른 불안정한 와인 시장의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와인을 판매할 수 있어 고객들에게 만족을 주고 있는 것이다. 보르도 지방의 네고씨앙은 약 300업체가 있다. 이 중 200여 군데가 전통적인 네고씨앙-포도재배업자 가문들이다. 유통의 현대화에 따라 이 분야의 집중화가 강화된 것이 매우 흥미로운 일인데 보르도 총 매출액 38억 유로의 70%를 네고씨앙이 담당하고 있다.

◇보르도 상표 와인

오랫동안 보르도 네고씨앙은 포도재배자들이 생산한 다양한 와인 판매를 책임지는 도매상일 뿐만 아니라 그들의 상표로 와인을 숙성시킨 후 병입하여 유통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상표를 가진 와인은 크게 알려져 있진 않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보르도 와인 소비자들이 네고씨앙 상표보다는 샤또에서 만든 와인을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고씨앙 상표 와인들이 품질 면에서 우수한 것은 보르도 떼루아 의 특색 있는 와인을 선정하여 숙성한 후 각각의 네고씨앙 고유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품질에 대한 보증과 지속적인 “맛”의 유지는 네고씨앙 상표 와인의 장점이다.

◇보르도 주요 네고시앙

한관규 원장

(와인마케팅경연구원·그랑뱅코리아CEO)

주한 프랑스대사관 겸 제상무관실, 상무관(와인담당) 20년▴보르도 쌩떼밀리온 쥐라드(Jurade)기사 작위/▴저서: <보르드 와인>, <웰빙와인상식>▴ E-mail : grandvin

@naver.com Web : www.grandvin.co.kr▴Tel : 02-569-8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