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서 창세기에 지혜의 열매를 따먹은 아담과 이브가 벌거숭이 모습인 걸 깨닫고 무화과 잎으로 몸을 가린다는 구절이 나온다. 이 때문에 초기의 그리스도교 시대부터 지혜의 나무는 무화과로 상징돼 왔다.
로마에선 바쿠스(Bacchus)라는 주신(酒神)이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많이 달리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는 설이 내려온다. 다산(多産)이라는 꽃말은 여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화과 열매는 사람의 손길이 닿거나 농약, 비료를 쓰는 등의 인공적인 힘이 가해지면 즉시 시들어버린다. 자연의 힘만으로 자라는 열매는 무화과밖에 없다.
무화과는 암놈과 수놈이 있다. 수놈은 봄철에 수확한다. 한여름 암놈이 열매를 맺을 때쯤 수놈을 통에 담아 암놈 무화과나무에 걸어놓는다. 수놈 무화과 열매 하나엔 수없이 많은 꼬마벌이 숨어 있다. 무화과 꼬마벌은 몸길이 1.8㎜의 작은 벌로, 무화과의 야생형인 카프리종(種)에 기생하며 서식한다. 무화과 화분(花粉·꽃가루)의 매개(媒介)는 꼬마벌에 의해서만 이뤄진다. 이 꼬마벌이 수놈에서 나오면 암놈에 침을 가해 열매가 벌어지게 한다. 여러 마리가 번갈아 가면서 침을 놓고, 그 과정에서 수분(受粉)이 된다.
열매는 될수록 많이 벌어진 게 좋다. 안 벌려진 건 꼬마벌들이 찾지 않았다는 얘기며, 그만큼 안 익었다는 증거다.
무화과는 이란 남부지방의 것이 유명하다. 건조한 기후와 작열하는 태양이 무화과 생육(生育)에 매우 적합하다. 이 같은 기후가 해충을 막고 익충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농약을 일절 사용할 필요가 없다. 열매가 익으면 나뭇가지에 매달린 채 1주일 정도 태양빛을 받아 스스로 건조된다. 그러나 한국에선 무화과를 자연 건조시킬 수 있는 태양을 만나지 못하기 때문에 건무화과의 생산이 불가능하다.
무화과는 와인이나 위스키, 맥주 등과 잘 어울린다. 특히, 와인과 함께 하면 특유의 단맛과 향긋함이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웰빙시대에 잘 맞는 생활간식으로도 좋다. 보통 잘게 썰어 우유나 두유에 넣어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