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唐詩)로 대륙 중국을 헤아려보자 (8)

차동영 이태백 시

 

당시(唐詩)로 대륙 중국을 헤아려보자 (8)

중국 李白 詩 해설집 ‘그대여! 보지 못했는가?’

 

月下獨酌 第3首

달빛 아래 홀로 술 마시며 제3수

 

 

3월의 함양성에

온갖 꽃이 대낮에 비단과 같이 수놓았네

누가 능히 봄에 홀로 근심을 하는가

이런 걸 대하면 곧장 술을 마셔야하네

못살고 잘 살고와 장수와 단명은

대자연이 일찍이 내려준 것

한 잔 술에 생사를 넘나드니

만사가 본디 헤아리기가 어렵구나

취한 후엔 천지도 잃어버려

멍하니 홀로 베개를 베는구나

내 육신이 있는 것조차 모르니

이러한 즐거움이 최고로구나

 

三月咸陽城 千花晝如錦

誰能春獨愁 對此徑須飮

窮通與修短 造化夙所稟

一樽齊死生 萬事固難審

醉後失天地 兀然就孤枕

不知有吾身 此樂最爲甚

 

◇ 어휘

千花(천화):온갖 종류의 화초. 천화만훼(千花萬卉).

如錦(여금):비단과 같다.

徑須(경수):길 경, 바로·마땅히 수.

窮通(궁통):빈곤할 궁, 궁핍하고 부유한 것(모든 것).

修短(수단):길 수. 장단. 길이.

造化(조화):대자연의 이치.

夙(숙):일찍 숙. 일찍이.

稟(품):줄 품. 내려주다.

齊(제):가지런할 제. 같다. 일치하다.

固(고):단단할 고. 본디. 원래.

兀然(올연):우뚝할 올. 홀로 외롭고 우뚝한 모양.

不知(부지):부지불식(不知不識)의 준말. 생각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함.

吾身(오신):나 오. 나의 육신.

 

◇ 해설

이백은 거의 평생을 방랑하며 보냈는데 이는 단순한 방랑이 아닌 정신의 자유를 찾기 위한 방랑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대체로 음주는 모든 근심을 잊고 즐거움을 누리자는 뜻에서 이루어진다. 이백도 현실에서 근심을 잊고 즐거움을 찾는 수단으로 술을 마셨다. 비록 신선의 세계를 꿈꾸어 왔으나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그래서 이 세상에 머무는 동안만이라도 주중선(酒中仙)이 되어 달과 술을 사랑하고자 노력한 시인이다. 정신의 자유를 찾는 ‘대붕(大鵬)의 비상’이었다.

이백은 원래는 이승의 사람이 아닌 선계의 사람인데 그곳에서 잠시 인간세계로 휴가를 왔다고 한다. 그러니 그의 행보는 자유분방하여 현종의 총애로 한림공봉이 되었을 때 환관 고력사에게 신발을 벗기게 했으며 천하일색 양귀비에겐 먹을 갈게 했다. 얼마나 멋지고 호방한 대륙의 대시인인가? 제3수 역시 달에 대한 연민이다. 달에는 항아가 있다. 이백이 술에 취해 달을 따라간 것도 달에 고혹적인 미녀 항아가 있어서가 아닐까? 이백의 방랑적 기행은 기성 사회에 대한 부적응과 영혼의 자유를 위한 자유분방한 기질이 맞닿은 행보였으리라.

 

山中與幽人對酌

산속에서 은자와 술을 마시며

 

 

둘이 마주 앉아 술을 마시니 산에는 꽃이 피어나

한 잔, 한 잔, 다시 또 한 잔일세

나는 취해 자고 싶으니 그대는 일단 돌아가서

내일 아침 생각나면 거문고 안고 다시 오시게나

 

兩人對酌山花開

一杯一杯復一杯

我醉欲眠卿且去

明朝有意抱琴來

 

▴배경

이백이 벼슬자리에서 물러나 은거하면서 친구와 술로서 적적함을 달랠 때 지은 시이다.

 

◇ 어휘

幽人(유인):세상이 어지러운 것을 피하여 그윽한 곳에 숨어사는 사람. 은둔자. 은자(隱者).

對酌(대작):마주하여 술을 마심. 대음(對飮).

卿(경):친한 친구. 그대.

且(차):일단. 잠시.

有意(유의):뜻 또는 생각이 있음.

 

해설

술과 시를 사랑하던 당대의 풍류시인 이백의 면모가 고스란히 묻어있는 시다. 세상일에 연연하지 않고 마음 맞는 벗과 이 밤이 새도록 술을 나눠 마시고 졸리면 자고 그리고 깨어나면 또 거문고와 더불어 술을 마시며 놀기를 청하는 선비 스타일이다.

 

셋째 구에서 ‘나는 취해 졸리니 그대는 돌아가라’는 말은 손님을 쫓아내려는 것이 아니라 속세의 예의범절에 구애됨이 없이 그만큼 서로 친한 사이임을 나타낸다. 그리고 넷째 구는 요즘 세상처럼 밤새 술 마시고 아침에 속이 쓰리면 해장술 하러 다시금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세상사를 떠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잠시나마 벗과 함께 풍류를 즐기던 옛사람의 모습이 참으로 부럽다.

 

명구(名句)

一杯一杯復一杯

 

중국의 4대 요리를 꼽아본다면

 

중국은 국토가 광활하다 보니 요리의 종류도 다양할 뿐 아니라 색과 향과 맛 그리고 모양이 모두 다른 특색이 있는데 이를 산동·사천·회양·광동요리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산동요리는 노채(魯菜)라고도 하며 베이징, 톈진과 산동지역이 주를 이룬다. 우리식 중화요리와 연관이 깊은데 애초에 산동성 자체가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한국 화교 대부분이 산동성에 본적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식 중화요리의 대표인 짜장면 역시 그 원류는 산둥성 지역의 음식인 작장면(炸醬麵)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바꾼 것이 유래이다. 유명한 요리로는 베이징 오리 구이, 양고기 구이, 탕추어(糖醋魚) 등이 있다.

광동요리는 월채(越菜)라고 한다. 광동지역은 중국 동남 연해에 위치해 남쪽의 관문이자 무역의 중심지다. 사천요리와 더불어 중국 요리의 양대 산맥인데 실제 책상다리와 비행기만 빼고는 다 먹는다는 말이 여기서 유래가 됐다. 그만큼 대중적인 요리의 원산지일 뿐 아니라 ‘먹는 것은 광동에서’라고 할 정도로 유명한 요리는 대부분 광동에서 시작된다. 광동 요리의 식감은 상쾌함, 싱거움, 바삭함, 신선함이 주가 되며 건강식 위주이다. 유명한 요리로는 유포선하인(油包鮮蝦仁:기름에 푼 녹말을 씌워 튀긴 새우 요리)과 고유저(烤乳猪) 등이 있다.

사천요리는 천채(川菜)라고 불리며 중국 서남부 지역인 청두시, 충칭시를 중심으로 기름기가 많고 향이 강하며 혀가 얼얼하도록 매운 것이 특징이다. 중국의 2대, 4대, 8대 요리라 해도 항상 들어가는 요리가 광동요리와 더불어 사천요리이다. 보통 뜨거움(燙), 매움(辣), 얼얼함(麻)으로 표현된다. 한국의 칼칼하고 달착지근한 매운 맛과는 차이가 있어서 매운 맛이라는 공통점을 찾아 사천에 관광할 때 이 지역 요리를 맛보는 한국 사람들이 맛에 혼쭐이 나는 경우가 많다. 훠궈, 마파두부, 탄탄면, 회과육, 깐풍기, 짜장면(사천짜장) 등은 우리나라에 잘 알려져 익숙한 음식이기도 하다.

회양요리는 소채(蘇菜) 혹은 강소채계(江蘇菜系)라고 불리며 이전에는 회안과 양주에서 유명해 붙여진 이름이다. 식감이 담백하고 강하지 않은 느낌이며 살짝 단맛이 나기도 하는 중국의 동남부 지방인 남경의 대표적 음식이다. 유명한 요리로는 계탕자간사(鷄湯煮干絲:닭고기와 건두부채 및 갖은 야채를 고아낸 요리), 청돈해분사자두(淸燉蟹粉獅子頭:게로 우려낸 맑은 탕에 완자를 넣은 요리), 수정효제(水晶肴蹄:돼지 앞다리 냉채), 압포어(鴨包魚:오리고기와 피로 만든 볶음 요리) 등이 있다.

 

<중화요리의 지역 계통적 분류>

▴2대 요리:광동요리, 사천요리

▴4대 요리:광동요리, 사천요리, 산동요리, 강소요리

▴8대 요리:광동요리, 사천요리, 산동요리, 강소요리, 안휘요리,복건요리, 절강요리, 호남요리 그 외베이징, 상하이, 호북, 운남, 청진, 타이완요리 등

▴해외의 중화요리:한국식, 미국식, 일본식 등

 

차동영의 학력및 경력:▴연세대학교 문과대학 중어중문학과▴서강대학교 대학원 중국어과▴삼성 배우기 최고가상품 개발▴DMZ종주상품 및 태권도방한관광상품 개발▴CITM(중국국제여유대전)한국관 최우수관 선정 및 수상

*편집자주:본지는 저자의 양해를 받아 ‘그대여! 보지 못했는가?’ 중에서 술과 직접 관련이 있는 대표시를 연제한다. 삽화및 관련 사진은 청어사가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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