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산업과 정책이야기(11)
전통주 정책을 다시 진단하고 활성화대책을 함께 논의하자(中-3)
“공급자 시각의 전통주 정책을 소비중심 시각에서 재구축하자”
조 성기 경제학박사(아우르연구소 소장)
전통주 정책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뭘까?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진짜 목표가 무엇이어야만 하는가?’를 찾고 공감하는 일이다.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일이다. 당장 답변하기도 곤란할 수 있는 일이다. 담당 정책부처들이 명확한 목표를 뚜렷이 갖기보다 상충될 수도 있는 여러 목표들을 두루 대강 제시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굳이 비판적으로 보자면 보고 듣기는 그럴 듯해도 지키지 못할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던 경험이 있어서다. 정책목표의 명확성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거기로 부터 세부 행동강령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도대체 왜, 전통주를 활성화 하려고 하는가?’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길이 사라진다. 길이 안보이면 숲에서 헤매게 된다. 열심히 뛰어도 성과는 없는 길이다.
그 때 정책적 노력에도 사회적 손실이 발생한다. 당연한 일인데, ‘왜 다시 거론하는가?’ 라는 반문이 가능하다. 새해가 되면 대개 목표를 또 다시 수정제시하고 ‘다 같이 함께 가자’고 하기 때문이다. 새해 전통주 정책방향은 어찌 되어야 할까? 애매모호하고 중층적 제안으로 무용한 고생을 하게 되지는 않을까? 실패한 과거를 답습하지는 않을까? 논란이 반복되고, 혼란에 빠지지는 않을까? 다들 걱정이다.
전통주를 둘러싼 최근의 논의 중 뜨거운 감자는 ‘전통주의 정의’ 논란이다. 담당부처나 국회에서 당장 결말을 짓고자 하는 일이다. 그것이 만사의 시발점일 수 있으니 그럴 수 있다. 합의가 이뤄지면 정책원론을 다시 써야 할지도 모를 중요 사다. 그런데 그 논란의 의미는 무엇일까? 과거도 반추하고, 상황을 진단하면서 금년도 방향을 잡아 볼 일이다.
전통주 진흥당국의 상황부터 점검하자. 근 10년간 계속 되어온 전통주 진흥대책에 비상등이 켜졌다. 그 이유는 뭘까? 환경극복, 내부혁신, 상황대응의 3학파로 나뉘어 전개된 마지막 논리대로였던가? 정부는 포지셔닝이나 코스트 관리 보다 진흥책을 우선 폈었다. 전략적 검토나 가치사슬 전반을 자세히 분석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면 된다’는 자신감에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타 산업에서 유효했던 솔로우(R.Solow)의 성장모델만 본 것은 아닌가. 우선 할 수 있는 정책을 전방위적으로 추진했다. 효과가 적었다. 그런 가운데 가장 근간이 되는 전통주의 정의 탓도 지적되었다. ‘기준부터 손대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던 것이다.
전통주 정책의 목표는 무엇이었을까? ‘국내 농산물 활성화 대책’이었을까? 아니면, 전통주라는 술 자체를 부흥시키는 데에 초점을 두는 것일까?’ 정부의 정책서류를 보면 둘 다 맞다. 그러면, 둘 다 달성할 수 있는가? 성과를 보면 ‘둘 다 아니었다’고 보는 게 맞다. 엉킨 실타래를 풀어야 원인도 찾고 대책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전통주 진흥정책의 목표는 명확히 ‘술 자체의 발전’에 국한하기 보다는 ‘국산 농산물의 활성화’를 전제로 한 전통주 진흥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 목표가 과다했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 ‘현실성 있는 목표였는가?’에 대해 인식하게 된 것이다.
사실 전통주 자체에 대한 대책이었거나 산업 차원의 대책일 경우 소관부처가 문화부처거나 산업의 진흥을 담당하는 부처가 됐어야 했을 것이다. 과음 대책과 함께 식량대책을 겨냥했다면 보건복지부가 나서야 했을 수 있다. 농업보국을 전제로 했으니 농식품부가 담당하는 것이 옳다고 동의했던 것이다. 주세보전을 전제로 할 때 국세청과 기재부가 담당한 것이 그것이다.
세계적 추세로만 본다면 주류는 건강정책이 우선이니 국민건강위원회든 보건복지부든 건강당국이 맡는 게 맞을 것이다. 즉, 국세청에서 농식품부로 전통주 정책을 이관한 이유는 전통주 자체 이전에 농산물 수요책이 중요했었기 때문이었다. 정책대상으로서의 술이 ‘식품인가? 중독물질인가?’에 대한 논쟁을 해 본 적도 없이 그랬다. 우리 정책결정의 수준을 반영하는 일이었다.
그렇게 보면 앞뒤가 맞다. 2010년 이관 당시 정부부처들의 고질이었던 부처이기주의 해결만이 목표는 아니었다. 국세청에서는 이양문건에서 주류가 규제필요 분야임을 천명했다. 반세기 동안 주류의 대 국민 영향력을 많이 느껴온 탓이었다.
‘전통주 등’이 문화상품이자 수출상품이 되어야 하는데 ‘정부 양곡정책’과 연계해서 산업의 체계적 진흥을 도모하자는 취지라고 이양 사유를 적었다. 그렇게 부처 간 이관이 성사되었다. 강조하자면, 주류의 원료인 국내 농산물의 안정생산에 방점을 찍었던 것이다.
이제, 지난 10년의 과정을 보자. 주무부처인 농식품부는 국세청과 양동작전을 한 셈이 되었다. 두 기구 간 핫라인이 뚫려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공감대가 구성되어 있어 그렇게 한 듯 정책 공조를 추진해 왔다.
농식품부가 필요성을 외치면, 국세청도 검토하고 전통주 감세정책을 폈다. 유통개선이 필요하다고 통신판매가 필요하다고 하면 국세청은 전통주에 한 해 규제를 풀었다. 포장재 가격이 포함되어 전통주의 멋이 문제가 된다면 포장재 가격을 주세산정 기준에서 제외했다. 종가세가 문제라는 불만도 그래서 잠잠해졌다.
부처 간 벽이 하루아침에 무너진 것이 아니었다. 두 기구가 만나서 원활한 소통을 이루지도 않았다. 벽을 허물지 않고 은연중에 소통하지도 않았지만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배경에는 전통주 진흥을 통한 비전을 공유했기 때문이었다.
그게 무엇이었을까? 가장 먼저 국산양곡과 과실의 안정생산 내지는 활성화였다. 전통주 진흥을 통해 그 목표가 가능하다고 두기구가 서로 공감했던 것이다. 그런데 기대가 무너졌다. 정책실패가 발생한 것이다.
두 기관이 전통주 진흥을 위해 공조하고, 농식품부는 힘겨운 노력을 추진했다. 담당사무관이 유지되고, 각 분야의 전문가를 가능한 한 동원하고, 온갖 지원정책도 구사했다. 그런데도 눈에 보이는 바 수요 진작이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리 노력해도 전통주 수요가 요지부동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이 기준 탓일까?
국세청기술연구소의 품평회도 농식품부로 이관했다. 품평회를 꾸준히 하고 우수 전통주를 발굴도 했다. 홍보는 물론이다. 명인주 등이 여러 가지 이유로 출품을 하지 않았지만 덕분에 신진 주류들이 등장했다. 좋은 술이 꾸준히 발굴되고 만들어졌다. 품평회 진행에 대해 불만도 많지만 성과도 많았다. 하지만 시장은 반짝 수요 뿐 과거로 회귀되고 말았다.
주세감면이 수요를 늘릴 것으로 생각했다. 그렇지만 기대했던 수요변화는 미미했다. 업계의 비용절감에 도움이 될 뿐이었다. 그게 어딘가? 할 수 있지만 목표는 그게 아니었다. 전통주 0세율 정책을 시도한다 해도 목표한 바 수요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컨설팅, 홍보, 포장 및 유통제도 개선, 연구개발 지원, 소비자 인식변화 등도 무력했다.
정책이 무기력할 때 급선무는 원인을 찾는 일이다. 정책의 위기는 어디서 온 것인가? 목표설정 부터 재검토 할 일이다. 전통주 정책이 ‘온전 국산농산물 대책’이기 어렵다는 결론부터 내려야 하는 것은 아닐까? 토론하고 공감대를 구성해야 할 일이다. 과세당국과 진흥당국의 진단과 정책목표는 수정되어야 하지 아닐까?
지난 10여년의 경험이 헛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분명한 사실로 정책기획에 차질이 빚어진 것을 직시하고 농산물 대책이 아닌 전통주 산업 자체의 진흥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초점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 걸까? 혹시, 주무부처를 바꾸어야 할 일일까?
아니다. 국세청에서도, 농식품부에서 작동하지 않은 정책이 산업부나 문화부나 복지부로 이동한다고 작동될 리가 없다. 정책의 일관성과 함께 부처의 일관성도 성공적 정책원리의 ABC에 해당한다. 과거 국세청에서 이관을 논의할 때 반대를 한 사람들의 논리 중 하나도 그러했다. 담당부처 문제의 정책실패를 또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이제는 농식품부가 지속 추진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다. 오랜 기간 내부 전문성이 축적되었고 애정도 커진 일이다. 조직력이 부족하지만 네트워크 시대이니 방법은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주요 논제는 ‘어떻게(How)?’가 된다. 당위성만 계속 언급하는 일은 인문학의 방법이지 정책학의 일이 아니다. 활성화 전략의 포커스를 바꾸는 길을 찾아내야 한다.
먼저 전통주 정책목표에서 국산농산물 생산 및 수요 진작책이라는 문구는 지우자. 그렇게 시작해야 구체적이고 깔끔해진다. 전통주 자체의 활성화 대책으로 전환해야 할 일이다. 문자 그대로 전통주 활성화대책이 아니던가. 안 되는 일을 끌어안고 있을 일이 아니다.
그리고는 ‘정책 공급자’ 위주의 전통주 진흥 정책에서 ‘정책 수요자’ 중심의 정책으로 전환을 도모해야 맞다. 공급자 위주 정책의 장점은 짧은 기간 내에 상당 수준의 정책자원을 배정하고 시장성장을 도모하는 데 있다. 통상 ‘공급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재화’의 경우에 그 방향을 선택한다.
하지만 구조적 수요부진 상태에 있어 정책 의도와는 달리 낭비적으로 자원이 사용되고 말 경우에는 그 정책은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과거 지원 자금이 일시적 효과에 그치고 만 것이 그를 반증한다. 전통주의 대체재 시장인 소주, 맥주, 와인, 위스키 등 광범위한 수입주류가 강성할 때 지원은 파급효과가 매우 일시적이고 적다.
물론 공급책을 완전히 폐지하여야 한다는 의견은 아니다. 시각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다. 불요불급한 경우에 국한하고 근원적 대책을 수요 위주로 재조정하는 중점전환이 방책이다. 정책 수요자 측면에 초점을 두고 수요를 변화시켜 가면서 공급도 변화시키는 방책의 정체는 과연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기존에 추진된 정책의 골자가 틀린 것이 아니다. 제목들은 대체로 유사할 것이다. 하늘 아래 특이한 일은 없다. 그래서들 혼란을 겪는다. 정책행위의 관점이 바뀌는 일이 정책자체를 바꾸는 일은 어니다. 디테일이, 세부 내용이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 수요자 중심이 되면 정책구축의 자리를 산업 정책의 전문가, 전통주 명인, 대형업체들 만으로 구성해서는 안 된다. 과격한가? 그들이 열고자 하는 정책의 창에는 수요자들이 등장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통상 그렇다. 공급적 전문적 시각으로 가득할 수밖에 없다. 공급이 수요를 창조할 수 있는 시장상황에서는 그 시각이 효과적일 수 있다.
우리가 경험한 전통주 시장은 자율 조정되는 시장이 아니다. 구조적으로 막혀 작동하지 않는 시장은 근본을 바꾸어야 하는 것이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고전학파 세이의 법칙을 작동하지 않을 때 ‘오리지널 케인즈의 창’을 열어야 한다.
정부도 중앙에서만 정책을 주도한다면 공급자들의 외연확장에 더 치중할 수밖에 없고 시장 활성화는 멈출 가능성이 크다. 경험이 입증하는 일이다. 정책의 주도 권한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성으로 구성된 이들의 버스에 현장성을 가진 승객을 추가하는 일이다.
정책 공급자가 정책의 결정 자리에서 빠지라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진짜 전통주 공급자’들과 소비자들의 시각을 합쳐서 정책의 창을 재구성 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중앙정부는 지역의 현장 사람들과 지역시장의 상황을 충분히 검토하고 정책경로를 재구축해야 한다.
전통주 등에 대한 진흥법 개정 상황을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법 개정을 통해 ‘전통주 등’에 포함되었던 업체들 중 대형업체들이 ‘전통주’에 편입되면 시장에 무슨 일이 생길까? 무자격자가 걸러지지 않고 진입할 수 있을 경우는 없을까? 외연의 확장으로 세인들의 관심도 커지고 지원예산도 늘 수 있지만 이전투구가 될 공산도 크다.
기준을 바꾸면 시장신호가 아닌 기준의 신호로 인위적 공급범위가 달라진다. 유효수요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재고가 쌓이거나 일정한 규모 속에서 내부경쟁이 커진다. 진정한 전통이 사라질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전통주의 기준이 합리적으로 개선되는 이점과 시장혼란이 혼재되는 것이다. 바라지 않았던 비정상적 내부 경쟁이 기왕에 위축된 전통주 산업을 더 곤란에 빠뜨릴 수 있다.
문제가 예상되면 미루는 게 답이다. 옳더라도 우선은 시장을 쳐다보는 시각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논리적 정책 보다는 수요중시 정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팽창이 어려울 때 업체 팽창이 되면 그 결과는 뻔 하지 않겠는가?
위협이 기우가 아니라 현실이 될 때 정책의 공급자들은 평가보고서를 쓰고나면 그만일 수 있다. 와중에 무너진 전통주의 위상은 다시 복귀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무너진 전통주 업체를 다시 무너뜨리는 오류를 범해서 되겠는가?
전통주 수요의 역사를 일별해 보자. 전통주의 수요는 역사, 성장, 세계화에 이어 전문화와 규격화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증거다.
일제 강점기에 국내 전통주 수요가 줄고 일본 술이나 희석식 소주의 수요증대 경험했다. 3.1운동 즈음하여 연속식 증류기가 도입된 후 대형 장치화로 생산성이 는 것이다. 전비공모의 목표가 이유였다. 성장기에도 소주와 맥주가 늘었다. 공장에서 생산된 주류수요가 늘고 전통식 주류의 수요는 줄었다. 꾸준히. 성장재원 모집이 이유였다.
소득이 늘고 소비수요가 다양화 되자 일부 고품질 전통주 시장이 부활하기 시작했다. 탁주 수요는 늘었지만 국산농산물과는 거리가 먼 술이 대부분 생산되었다. 성숙기 자본의 시대 소비자들은 고도성장기와는 다르다. 하지만 글로벌화로 제국의 술들이 수입되었다. 전통주 시장총량은 전체 주류시장의 0.4% 정도로 늘지 않았다.
일제강점기에 시작된 전통주의 애환이 성장기를 지나 세계적 경쟁 속에도 지속되고 있다. 전쟁과 성장은 다량의 싼 술을 원했고, 시장력이 강한 해외 주류는 고소득 시기의 시장을 강타한다. 지난 이십년 간 격차사회가 진전되었다. 술 시장도 마찬가지였다.
산업집중은 소주, 맥주산업 뿐이 아니라 전통주 시장에서도 꾸준히 진행되었다. 게다가 주류시장의 전체 수요가 정체상태에 들어서고 있다. 정체상태는 길어야 10년을 지속하지 못할 상황이다. 10년 후 적극적 음주가능인구도 크게 줄 것이다.
게다가 맥주 와인 등 저 도주들의 상대가격이 점차 낮아지는 형국이다. 해외 대체재의 국내 소매시장 점유율이 늘어나는 것이다. 이 같은 정황은 국내 전통주 시장의 정체나 위축을 쉽게 예고하게 된다.
이때 전통주의 기준 변화로 국내시장 경쟁이 가열된다면 정체 및 감축중인 시장이 더 피폐해질 것이다. 과세여건이나 유통조건, 정부지원 등을 통한 비용절감 정책의 수혜대상이 팽창할 경우 ‘영세 전통주업계의 추가적 위축’은 명약관화하다.
논리적 전문화가 시장위축을 현실화시킬 수 있다. 이 시대에는 그 또한 수요중심 시각의 정책이 아니라 공급자 위주의 정책이 될 것이다.
수요 중심의 정책구성은 또한 소비자를 만나는 데에서 시작해야 하는 일이다. 하이에크(F.A.Hayek)의 자유주의적 시각의 장점을 찾아내자는 것이다. 사람의 다양한 취향이 현실이 되면 분업과 교환이 활성화되고 다들 더 잘 살수 있다는 생각 말이다. 그런 세상의 방향은 오래전 예고된 일이다. 이제 소비자는 다양한 주류를 원한다. 정책 공급자들이 그 다양성을 좇지 못할 때 실패가 예고된다.
그 다양성은 제조단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유통, 홍보, 포장 등 다양한 경로에서 생겨날 수 있다. 온라인을 포함하는 디지털 세계도 물론이다. 소비자 인식, 태도, 행동변화에 부응하지 않는 대책이 과연 유효할까? 게다가 대상 소비자가 국내 전통주 소비자들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에 산재하는 상황에서 말이다. 공급자들의 정보는 너무 취약하지 않겠는가.
국내 현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자와 소비자에 가까이 있는 업체들, 정부들과의 소통이 필수적이 된다. 전통주 진흥당국은 그들과 소통 메커니즘을 설치하고 정책을 발굴, 창조 굴하며, 걸맞는 법과 제도를 시의 적절하게 구축해야 옳다. 과거의 정책개념에 그들을 모두 포함시키는 노력이 새 정책의 시작이다.
특히 현장과 교류하고 있는 협단체와 다수의 영세 전통주업체들의 의견을 항시 청취해야 할 일이다. 전통주의 정의 등 기준을 명확히 하는 일이 중요하더라도 그들에게 피해가 예상된다면 이유를 충분히 청취해야 옳다. 필요하다면 시간을 두고 중장기 정책방향으로 제시하면서 조율하는 정책과정도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전통주 활성화 정책의 성공은 시대를 읽고 현장으로 뛰어 들어가야 이룰 수 있는 일이다. 과거의 경험을 복기하면서 정책의 반복실패를 막자. 그러자면 큰 목표 보다는 현실 가능한 목표를 정책대상으로 삼는 실질유연적 사고가 우선이 된다. 그 출발점을 현장에서, 수요 중심의 정책시각으로 삼자는 것이다.
정책 참여자도 과거와 달리 시장 속에서 추가하고, 시공간적으로 급변하는 소비자 다양성에 조응시키자. 지역적으로도 급성장 중인 신흥국의 현장에 달려 나가 찾고 내 국내 업체들과 연결시키는 노력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과거의 사고나 법제도가 발목을 잡으면 해체하자.
다시 강조하자. 정책방향의 변화를 위해 주무부처는 현장성을 강화하도록 지자체, 협회, 지역 업체 들 뿐 아니라 소비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경로를 구축하자. 바꿀 것은 과감하게 바꾸면서 정책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몸에 맞는 정책만이 당연히 효과성을 높인다.
세상과 소통하는 정책은 수요 중심의 정책이다. 시작부터 정책성공에 이르는 길이 아니던가. 경쟁촉진과 격차해소, 시장세분화, 국내외 시장에 대한 종합적 성찰, 교육, 기술진보, 경영혁신 등에 대한 모든 정책발굴을 정책 수요자의 시각으로 갈아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