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저산 꽃이 피니, 담양, 죽향에 취하다!
13회 봄계절주세미나 담양 ‘추성고을’에서 개최
사)한국전통주연구소(소장 박록담)가 주관 하는 계절주세미나가 전남 담양 ‘추성고을’에서 13번째를 맞이하였습니다.
4월8일 추성고을 앞마당에서 청원 신규열 화백님의 ‘이산저산 꽃이 피니’라는 휘호로 그 시작을 알렸습니다.
시린 추위를 견뎌내고 피어나는 한 송이 꽃이 보다 아름답듯, 거세게 불어오는 바람과 따가운 햇살을 축복삼아 진행된 세미나는 더할 나위 없이 따뜻한 봄이었습니다.
청·명·향 톡 쏘는 청쾌한 맛이 일품인 청명향을 먼저 맛볼 수가 있었습니다.
사)한국전통주연구소 전문가반 57기분들의 작품이라고 하네요. 이런 술 어디에서 맛볼 수 있을까요?
곧이어 ‘계산풍류의 땅, 담양’이란 주제로 윤태석 문화재위원님의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속된말로 ‘담양에 갈 놈’이라는 말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과거에는 담양으로 힘든 유배살이를 많이 보낸 일에서 생긴 말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말이 당치도 않지요. 최초로 슬로푸드 시티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고 볼거리와 먹기리가 어찌나 풍부한지요.
세미나에 심취할 무렵, 두 번째 술 진양주를 받았습니다. 역시 전문가 반에서 빚어주신 술이라고 합니다. 청·명·향과 달리 진하게 올라오는 단향과 감칠맛이 입에 착착 감깁니다.
한 잔 술로 근심 걱정을 모두 날려버렸습니다.
이쯤해서 슬슬 배가 신호를 보내옵니다. 음식잔치가 열린 곳에 저도 살짝 합류하였지요. 가지말이구이, 더덕구이, 두룹쇠고기산적, 탕평채, 미나리삼색말이, 김부각, 오이장아찌, 배추김치, 충무김치와 반건조오징어 무침, 우엉잡채, 파래주먹밥, 청포도와 오렌지와 진달래화전까지 눈도 입도 호강하는 날입니다.
중원 청명주가 서빙 되는군요. 율곡 이이는 ‘나는 평생 청명주를 좋아하여 그 빚는 방법을 잊을까 두려워 이를 기록해둔다’고 성호사설에 남겼습니다. 그 청명주를 다시 맛볼 수 있다니, 꿈속일까요? 청명주 한잔에 두릅쇠고기산적을 보태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습니다.
좋은 술 ‘천비향’이 뒤를 있었습니다. 쌀을 다섯 번 보태 발효시킨 오양주(五釀酒)라고 합니다. 천년의 신비로운 향기를 간직하기까지 오랜 기다림이 필요했을거에요. 청아한 듯 농후한 향기에 취했을 때 명창 김영희 선생님께서 구성진 소리로 흥을 더해주셨지요. 제자분의 소고무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고요. 담양의 향기, 죽향을 품은 대통주가 입안으로 들어오자 모두는 다른 세상에 있었습니다. 참석자들의 웃음과 흥에 소리도 오후 늦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뜨거운 정열이 꽃피는 계절도 곧 오겠지요. 여름에 또 만나요~
마지막으로 참가자분들과 봄계절주세미나를 함께 준비해주신 몇몇 분들에게 특별한 감사를 드립니다. 장소와 시음 주를 흔쾌히 협찬해주신 양대수 명인님, 멀리까지 향기 좋은 술을 직접가지고 찾아주신 좋은 술(천비향) 전경희 선생님, 중원 청명주 김영섭 선생님 그리고 진양주, 청명향, 급청주를 보내주신 사)한국전통주연구소 전문가반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할 음식을 정성으로 준비해주신 박양숙 선생님, 이현아 선생님, 문원식 쉐프님, 이미영 쉐프님, 멀리 포항에서 와주신 김연지 선생님 그리고 우리 동네 오셨다고 맛난 음식 가져다주신 노진양 선생님과 제자분, 이경희 선생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실외에서 진행하는 세미나를 끝까지 끌고가주신 문화재전문위원 윤태석 선생님과 흥과 멋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선이 있는 춤, 구성진 소리를 들려주신 명창 김영희 선생님과 제자분께 감사드립니다.
<글·사진 조태경 실장(한국전통주연구소)>